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AI 도입을 위한 논의에 첫발을 뗀 것과 대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휴머노이드 투입 생산 현장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BMW는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피규어02'를 이달부터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한다.
BMW는 지난해 미국 최대 생산 기지인 스파튼버그 공장에 피규어02를 투입,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3를 3만대 생산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험 작동을 통해 생산성을 입증한 만큼 이달 현장에 시범 투입한 뒤 6월부터는 본격 생산라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당 로봇은 약 3만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 적재 및 섀시 부품 등의 조립 등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도 휴머노이드의 공장 투입을 확대하고 있다. 벤츠는 미국 로봇 스타트업 앱트로닉과 협력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를 베를린과 헝가리 공장에 각각 배치해 시험 운용 중이다. 도요타는 올해 휴머노이드 '디짓'의 실전 배치 물량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 미국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한 디짓은 캐나다 우드스톡 공장에서 준중형 SUV 라브4(RAV4)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은 이미 휴머노이드 도입 경쟁이 한창이다. BYD는 2024년부터 휴머노이드 '워커S'를 제조 공장에 투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워커S는 도어 잠금장치 확인, 안전벨트 작동, 차체 결함 등 품질 검사라인에 투입돼 반복공정이 많으면서도 기존 산업용 로봇이 하기 힘든 섬세한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샤오미도 베이징 전기차 공장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 '사이버원'을 투입, 생산성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샤오펑의 경우 자회사인 샤오펑 로보틱스를 통해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이언'을 2024년 시범 투입해 테스트 운행을 마친 뒤 올해부터 실제 조립 라인의 일부 공정을 100% 대체한다. 아이언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자체 AI비전을 활용해 내장재 조립, 시트 설치, 대시보드 부품 조립 등 정밀한 손동작이 필요한 작업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공정 효율성이 30% 정도 향상되고 미세조립 불량 검출률이 95%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경쟁 분위기와는 180도 다르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노조가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을 노동쟁의의 기준으로 해석하면서 회사의 휴머노이드 도입 전 과정에서 노조의 개입 여지가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도입 논의 조차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제조 라인 투입이 늦어질수록 한국이 완성차 제조는 물론 로봇이라는 거대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위해서는 빨리 현장 투입을 통해 산업용 데이터를 확보해야한다"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없앤다는 맹목적인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