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에도 허가받아야' 법 개정 석 달 지나 알려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징병제 재도입에 대비해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성인 남성에게 사전 승인을 의무화했다.
4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시행된 새 병역법은 17∼45세 남성이 3개월 이상 외국에 머물 경우 모병 담당 기관인 연방군 경력센터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조항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있었으나 2011년 징병제 폐지 등으로 사실상 사문화한 상태였다.
개정 이전 법률에는 독일 영토가 무력으로 공격받거나 연방의회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독일에 대한 외부 위협이 고조됐다고 판단하는 예외적 상황에만 이 조항이 적용된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이 단서조항이 해외 체류 사전승인을 평시에도 적용하는 내용으로 바뀐 사실이 법 개정 석 달 넘게 지나 일간 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정치권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년 넘는 논의 끝에 개정한 병역법은 모병제를 유지하되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의회 승인을 얻어 징병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올해부터 18세 이상 남성은 군복무 의사와 능력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에 답변해야 하고 내년부터는 징병을 전제로 한 신체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방부 대변인은 dpa에 "연방군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누가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신체검사 의무화 등 새 병역제도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개정 병역법 시행 이후 승인 요청을 몇 건 접수했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또 승인받지 않고 출국하더라도 제재 대상은 아니라면서 "불필요한 관료적 절차를 피하기 위해 승인 의무에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당국 승인 없이 출국해 불이익을 받은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와 의회가 거주·이전의 자유와 충돌하는 법 조항을 만들어놓고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간 벨트는 "법 개정 당시 신체검사 의무와 방어 태세, 전쟁 수행 능력 같은 근본적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이제 법 개정이 수백만 남성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영향받는 사람 대부분은 허가 취득 의무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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