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은 최근 시운전 단계에 진입하며 가동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나서고 있다.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테스트가 시작됐으며, 클린룸에는 식각·증착 등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가 순차적으로 반입되고 있다.
테일러 공장 일부 구역은 임시사용승인(TCO·Temporary Certificate of Occupancy)을 취득했다. 전문 엔지니어의 현지 파견과 신규 인력 채용도 재개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을 올해 가동하고, 내년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 상반기 중 주요 장비 반입을 마치고 본격 가동 전 핵심 공정 테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수율(양품 비율) 조기 확보와 공정 안정화를 위한 단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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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공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공정인 2나노와 4나노 제품이 생산될 전망이다. 특히 2세대 2나노 공정(SF2P) 도입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에서 고객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파운드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생산한다. 이 칩은 갤럭시 S26 일반·플러스 모델과 올해 출시될 플립 신제품에 탑재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AI칩 ‘AI5’와 ‘AI6’도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테슬라향 AI 칩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의 신규 AP 수주에도 성공해 2나노 공정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AP 신제품을 활용하는 고객이 확보되는 시점부터 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비트코인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ASIC)와 미국 자율주행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Ambarella)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2나노 칩 주문도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북미 팹리스나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와의 신규 수주 논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베이스 다이를 양산함에 따라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온 만큼, 2나노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GAA 기술 안정화로 2나노 공정에서도 수율 개선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최선단 공정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주문이 몰리면서 TSMC의 2나노 생산능력(CAPA)은 2028년까지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테일러 팹 가동과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TSMC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대안을 찾으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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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서울대 명예교수)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은 “TSMC의 캐파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다른 파운드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테일러 팹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시기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다만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데다, 일론 머스크가 직접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발표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TSMC 공급 부족에 따른 반사효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TSMC 역시 미국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도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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