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무력 충돌 장기화로 카드사와 보험사 등 2금융권 전반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조달비용과 손해율, 수익성까지 동시에 압박울 받는 구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배럴당 111.54달러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11% 넘게 급등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2금융권의 자금조달 여건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카드사와 캐피털사는 예금 기반 없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과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자금에 의존하는 구조다. 실제 여전채 금리는 2월 말 3%대 중반에서 최근 4%대로 올라서며 약 2년 만에 다시 4% 선에 진입했다.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상승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금리 상승은 곧바로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 인상 압력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카드사는 조달금리를 일정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만큼 하반기부터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금리 부담을 넘어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가 겹치면 카드론 중심으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로 해외 소비와 여행 수요가 위축되면 해외 결제 감소까지 겹치며 수익성 하방 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권은 비용과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적 부담에 직면해 있다.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정비 원가와 부품비가 오르며 손해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5부제 시행 등 정책 기조 영향으로 보험료 인상 여력은 제한된 상황이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 역시 보험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다. 부채의 현재가치 감소로 자본비율이 개선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유 채권에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구성에 따라 영향이 엇갈리는 만큼 업계에서는 금리 상승 효과를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해상보험과 관련한 직접적인 손실 위험은 제한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해상보험 노출 규모는 약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지만 상당 부분이 재보험으로 이전돼 실제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전쟁 국면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권 전반에 대해 대응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업권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시나리오별 스트레스테스트와 취약 부문 점검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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