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김유성의 통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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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김유성의 통캐스트]

이데일리 2026-04-05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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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추경(추가경정예산) 등 확장재정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골목상권이라고 비유할 수 있는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추경 때마다 어떤 변화를 보였을까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맞닿아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 변수 간 관계를 회귀분석으로 검증해봤습니다. 여기에 물가(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와 광공업생산지수(제조업 관련), 서비스생산지수가 각각 어떤 영향을 받는지 살펴봤습니다.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위기에는 효과적이지만, 구조적 저성장까지는 해결 못한다’입니다,

◇최근 10년간 상가공실률의 추이는?

추경의 효과성을 살펴보기 전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5~2025년 동안 추세적으로 보면 전국 시도의 공실률은 오르는 추세가 더 강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 추이를 보면 지난 10년간 17개 시도 중 12개 시도의 공실률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고, 울산과 경남, 인천 등은 크게 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데이터 출처 : 한국부동산원. 전체 지자체 중 경기, 서울, 대구만 뽑아서 표로 만듦.


이들 도시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대체적으로 ‘코로나19’ 시기와 ‘2022~2023년 금리 상승기’에 크게 오른 모습입니다. 나머지 오르지 않은 시도 5개는 ‘지난 10년간 약보합 상태’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확대로 소규모 상권이 위축된 것 아니냐’라는 추정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 쿠팡의 매출 추이는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 증가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른바 ‘상관성’ 검증에서 꽤 높은 수준에서 비슷한 추이를 보였지만, 실제 회귀분석에서는 ‘쿠팡 매출 증가 = 소규모 상가 위축’으로 직접 연결짓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산업 구조의 변화, 금리의 변화, 지역상권의 변화가 더 클 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차분 기준 상관계수: -0.087, P값 0.72, 증가율 기준 상관계수: -0.005, P값 0.84)

◇소규모 상가 공실률로 검증해보니...

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과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생산지수, 임대료지수, 물가지수의 움직임이 추경 때마다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벤트 스터디’ 방식으로 측정해봤습니다. 추경이 있을 때마다 17개 시도에서 이들 지수 혹은 지수 증감률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분석한 것이죠. (인과성 계산을 위해 변화율에는 로그값을 취했습니다. 지역성을 통제한 고정효과모형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소규모 상가 공실률에 대한 추경의 효과성은 있었습니다. 수많은 연구자료에 나왔듯이 ‘단기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결과입니다. 좀 더 명확히는 ‘상승 추세에 있는 공실률을 눌러주는 효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공실률이 급등하던 지역은 그 상승세가 완화되고, 완만한 곳이었으면 줄어드는 효과죠.

다만 이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가에 대해서는 ‘유의하지 않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추경 후 9개월부터는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고, 대세에 맞게 공실률은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규모상가 공실률 증감율. 빨강색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표시.
추경 1년전, 9개월 전에서 공실률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사전 추세가 존재한다. 추경 직후에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 6개월에 이르러서는 공실률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추경 1년 전, 9개월 전에서 공실률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사전 추세도 존재합니다. 이는 추경 효과를 해석할 때 인과성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추경 직후에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 6개월에 이르러서는 공실률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임대료지수도 공실률과 비슷한 모양이었습니다. 6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임대료 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올랐지만, 그 이후에는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폐업 직전의 점포였다면 추경으로 몇개월을 더 버텼고, 개업을 망설였던 점주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긴 시차 효과로 보입니다.

이런 경향성은 코로나19 위기와 금리 상승기였던 2020~2025년 동안 더 두드러졌습니다. 추경 전과 후에 있어서 효과성이 그 이전 시기(2015~2019년)보다 뚜렷했습니다. 추경 직후부터 6개월까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소규모 상가 공실률 증감률에 영향을 줬습니다. 그 이후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을 뿐’ 공실률 증가율은 둔화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기지수 면으로 봤을 때는 좀 달랐습니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광공업생산지수는 추경과의 연관성은 유의하지 않게 나왔고, 서비스생산지수도 6개월 시점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하락추세를 보였습니다. (좀더 면밀한 변수 설정이 있어야 결론이 도출될 것 같습니다)

2020년 이후 유의하게 나타난 그래프. 색깔이 칠해진 부분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시기. 추경 직후부터 6개월까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공실증가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온다.


반면 그 인과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온 지표도 있었습니다. 바로 물가입니다. 물가지수 상승률은 추경 이후 커지는 경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왔습니다. 야권(국민의힘)에서 주장했던 ‘추경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게 일정 부분 설득력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저물가 경향성이 비교적 뚜렷했던 2015~2019년에는 ‘물가 하락’ 국면을 반전시키는 효과를 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컸던 시기(2020~2021년)에도 비슷한 효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어쩌면 물가 관리만 놓고 봤을 때는 추경을 주저했던 2022~2024년 시기의 선택이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앞서 거듭 언급했다시피, 이때는 고물가·고금리 시기였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연구자료와 비교했을 때 분석에 한계가 큽니다. 공실률과 임대료지수는 역의 관계가 클 수 있고, 경기지수와의 상관성도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추경은 계속 유효할까?

정리를 하자면 추경 등 정부의 확장재정은 일시적 효과를 뚜렷하게 냅니다. 이는 위기적 상황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문제는 이런 ‘위기적 상황의 고착화’입니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재정 외 성장률을 높일 만한 요소가 점차 줄어드는 ‘만성적 저성장 구조’에 빠졌을 때입니다. 다른 말로 정부재정 아니면 성장률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 때입니다.

이 같은 걱정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 반열에 들었다는 데에도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전국의 고령화비율은 급속히 높아졌는데, 2000년대 들어 심화된 저출산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서울만 해도 2015년 10%대 초반이었던 고령화 비율(65세 인구 비율)이 지난해 말 20%대로 올랐습니다. 경기도 지역에 젊은층 인구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17% 근방입니다. 이곳도 조만간 20% 이상이 됩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초고령사회가 되면 기존의 경제이론은 힘을 잃습니다. 예컨대 경기침체와 경기과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기순환곡선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정부의 확장재정정책이나 저금리 정책이 보이는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추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난적 상황에는 요긴하게 쓰이겠지만, 만성화된 저성장 국면에서 저금리, 확장재정 등은 점차 효과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최근 일부 논문을 보면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곳에서는 기존의 통화정책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나왔습니다. 이 논문은 금리변화라는 수단에 한정해 분석했지만, 노인이 많은 사회에서는 ‘전통적 경제 수단’의 효용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선진국 사회의 어쩔 수 없는 구조적 숙명이긴 합니다만, 놓아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지방경제 활성화’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청와대 내 경제 참모들의 ‘미래를 보는 식견과 선택’이 그래서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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