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최대 주주 ㈜한화가 추가 차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금 지원에 나선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자회사를 돕되, 모회사 재무 건전성 악화와 유상증자 정당성 훼손을 피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최대 주주(지분율 36.31%)인 ㈜한화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되는 물량을 100% 이상 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배정 비율(1주당 약 0.33주)을 감안할 때 ㈜한화가 100% 참여할 경우 배정 주식 수는 약 2천112만주, 투입 금액은 약 7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화는 이와 함께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배정 물량의 20%를 추가로 청약하는 ‘초과 청약’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과 청약은 구주주 청약 이후 발생한 실권주를 추가로 배정받는 제도로, ㈜한화가 배정분의 120%까지 소화할 경우 총 투입 자금은 약 8천4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재원이다. ㈜한화의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천303억원에 불과해, 별도 조달 없이 수천억원대 증자 대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화는 은행 차입 등 외부 부채 확대 대신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유상증자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레버리지 지원’ 방식을 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이 부족한 자회사를 돕기 위해 모회사가 다시 빚을 내 자금을 수혈할 경우,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개선이라는 유상증자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동시에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화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194.3%에서 지난해 209.6%로 상승했다. 여기에 오는 7월로 예정된 인적 분할이 이뤄지면 자본이 분산되고 부채는 그대로 남아 부채비율이 300% 안팎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체 매출과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추가 차입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구체적인 유상증자 참여 규모와 자금 조달 방식이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한화가 보유한 자산 포트폴리오에 쏠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투자부동산 3천505억원, 토지 4천80억원, 건물 1천857억원 등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법인 출자금액은 총 5조9천553억원에 달한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납입일(6월 30일)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수자 물색과 실사에 시간이 걸리는 부동산보다는 현금화 속도가 빠른 타법인 지분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28%(23만8천358주)에 집중되고 있다. ㈜한화는 2022년 고려아연과 사업 제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명분으로 자사주 7.25%와 고려아연 자사주 1.2%를 맞교환하며 상호 지분을 확보했다.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장부가액은 약 3천137억원으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대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고려아연이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화 지분을 먼저 처분한 만큼, ㈜한화가 고려아연 지분을 계속 보유해야 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한화가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포함한 타법인 지분 유동화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한화 측은 이런 관측에 선을 긋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은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태양광 모듈 공장 등 대규모 해외 투자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대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최대 주주 ㈜한화의 참여 방식과 자금 조달 수단은 향후 그룹 전체의 재무 전략을 가늠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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