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인상 본격 반영도 안 됐는데…서비스 물가, 3분기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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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인상 본격 반영도 안 됐는데…서비스 물가, 3분기 만에 최고치

뉴스로드 2026-04-05 09:0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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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위기에 유류할증료 최대 3배 이상 올라/연합뉴스
중동발 위기에 유류할증료 최대 3배 이상 올라/연합뉴스

[뉴스로드] 유류할증료 인상이 실제 요금에 본격 반영되기도 전에 서비스 물가가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위기로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데다, 비료·비닐 등 농업 필수 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향후 항공료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 가격과 농산물 물가에 광범위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서비스 물가지수는 115.96(2020년=100)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오른 수준으로, 서비스 물가 상승률 기준으로는 작년 2분기(2.4%) 이후 가장 높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작년 3분기 1.9%까지 낮아졌다가 4분기 2.3%로 반등한 뒤 올해 들어 오름폭을 더 키웠다.

세부적으로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는 1분기 3.2% 올라 작년 1분기(3.1%) 이후 5분기 연속 3%대를 유지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1.4% 상승해 작년 4분기(1.3%)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비스 전반에 걸친 가격 부담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제항공료의 경우 1분기 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했다. 작년 2·3분기에는 -0.7%로 하락세였으나 4분기 2.8%로 상승 전환한 뒤 올해 들어 소폭 둔화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4.2%에서 2월 2.0%, 3월 0.8%로 오름폭이 점차 줄었다. 그러나 이는 4월부터 적용되는 유류할증료 인상분이 아직 통계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본격 상승’의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 변동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통로다. 4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올해 2월 16일∼3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총 33단계 중 18단계를 기록했다. 전달(6단계)보다 무려 12단계나 뛰어오르며,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대형 항공사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달 발권되는 항공권에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대외 환경 악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 속에 항공업계는 이미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유류할증료 인상이 항공요금뿐 아니라 전체 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노선에 따라 국내선 항공요금이 1∼3%, 국제선 항공요금이 3∼15%가량 인상될 것”이라며 “전체 소비자물가에 0.03%포인트, 서비스 물가에 0.06%포인트 정도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후반(2.6∼2.8%) 수준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항공비 인상에 그치지 않고 물류비 등 운송비 전반의 상승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해상·육상 운송비까지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숙박·외식·레저 등 다른 서비스 가격에 연쇄적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큰 항목으로 꼽히는 만큼, 일단 상승이 시작되면 장기간 높은 수준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산물 가격도 ‘시한폭탄’으로 지목된다. 올해 1분기 농산물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하락했다. 작년 2분기(-2.7%) 이후 처음으로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일정 부분 억제해온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료·비닐·난방유 등 농업 관련 원자재 수급 불안이 본격화할 경우, 여름 이후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이 파종 시기라 비닐과 비료가 많이 필요한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나프타·비료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여름부터 농산물 가격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료의 원료가 되는 요소와 인산 등의 국제 가격은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농자재 센터에서도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농업용 난방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시설재배 농가의 난방비가 크게 늘어나면, 일정 시차를 두고 농산물 판매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생산비가 뛴 만큼 가격 인상이 뒤따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가 올라가면서 소매 상품도 타격을 받는다”며 “단순한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일부 품목의 품귀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품목을 아예 구할 수 없으면 해당 품목을 원재료로 쓰는 제품 생산이 멈추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일자리 감소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지금까지 전체 물가를 떠받쳐온 농산물 가격 안정 효과가 사라지는 동시에 서비스 물가의 구조적 상승세가 겹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과 농산물 공급 차질이 맞물릴 경우, 정부의 물가 관리와 통화정책 운용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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