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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일 년에 세 차례 이상 재발하거나 장기간 낫지 않는 만성 방광염은 단순한 세균 감염 이상의 고통을 안겨준다.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며 내성이 생기거나 스트레스와 과로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치료 반응은 갈수록 약해진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질환의 굴레 속에서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필자의 한의원에서 방광염으로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는 만성 방광염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사 대상자의 85%가 두 개 이상의 복합적인 소변 증상을 호소했으며, 세 개 이상의 증상을 겪는 환자도 절반이 넘는 57.5%에 달했다. 환자들은 주간 빈뇨(63.3%), 야간 빈뇨(53.7%), 잔뇨감(53%) 등을 주로 겪으며 하루 평균 12회에 달하는 잦은 요의로 일상 파괴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배뇨 장애가 동반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방광의 기능 저하에 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근육 주머니로, 요관과 연결되어 노폐물을 저장했다가 일정량이 차오르면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염증이 반복되고 재발이 잦아지면 방광 고유의 탄력이 떨어지고 수축력이 약해진다. 소변을 시원하게 짜내지 못하니 잔뇨감이 생기고, 저장 기능이 부실해지니 조금만 차도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문제는 한번 떨어진 방광 기능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광 근육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조절이 불가능하다.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방광 근육의 수축과 이완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가 시급한 이유다.
만성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 환자들이 겪는 복합 증상은 방광 기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유력한 신호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방광기허(膀胱氣虛)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비뇨생식기 계통을 강화하는 고유 처방과 침, 온열요법을 병행한다.
치료는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보하는 고유 처방인 축뇨탕을 활용한 한약 치료다. 이 처방은 방광벽의 혈액 순환을 돕고 딱딱해진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 소변 저장 용적을 넓혀준다. 여기에 하복부의 기혈 순환을 돕는 침 치료와 심부 온도를 높여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온열요법을 병행하면 치료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러한 통합적인 한방 치료는 방광의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예민해진 배뇨 감각을 정상화하고, 스스로 소변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방광염의 반복된 재발로 고통받고 있다면, 단순히 염증 수치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방광이 보내는 기능 저하가 불러오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조기에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한다면, 하루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했던 고통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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