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도 버린다…AI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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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도 버린다…AI '선택과 집중'

한스경제 2026-04-04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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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카카오가 지난 달 25일 5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게임 자회사의 경영권을 일본 라인야후(LY주식회사)에 넘긴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IT기업이다.

거래는 라인야후가 100% 출자한 투자목적법인 LAAA(엘트리플에이)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 인수에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카오게임즈는 2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라인야후로부터 총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중 거래가 완료되면 LAAA인베스트먼트는 40% 이상을 확보해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다만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와의 연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구주 매각 대금 중 일부를 LAAA인베스트먼트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약 14%의 지분을 유지하며 2대 주주로 남는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되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성과를 함께 향유하겠다는 실리적인 포지션이다.

▲ 카카오, AI 기반 생태계에 집중

카카오가 게임 사업의 손을 놓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방향 전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취임 이후 ‘AI와 카카오톡 중심의 기술 플랫폼’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선언하고 비핵심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넘기고 넵튠, 넥스포츠, 님블뉴런 등 게임 관련 자회사 10여 곳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지난 1월에는 포털 다음 운영사 AXZ를 업스테이지에 매각 결정했다. 한때 142개에 달했던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해 말까지 9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AI 생태계 편입이나 시너지가 어려운 분야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산업은 AI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지만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에이전트 AI 기반 플랫폼 생태계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동시에 실적이 악화된 계열사를 분리함으로써 재무 건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추락은 냉혹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1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폭발적 흥행을 등에 업고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했지만 불과 4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전혀 다른 모습이 됐다.

2022년 1조1476억원이던 연매출은 2023년 7258억원, 2024년 6272억원, 2025년 4650억원으로 해마다 쪼그라들었다. 3년 새 매출이 60%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영업손실이 396억원에 달했다.

▲ 라인야후, 플랫폼 콘텐츠 강화 전망

이번 거래가 공개된 후 라인야후가 적자 상태의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자체보다 라인야후의 플랫폼 전략에서 답을 찾고 있다.

라인야후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약 2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라인(LINE)’과 포털 ‘야후재팬’을 운영한다. 그러나 이 거대한 트래픽을 실질적인 수익으로 전환하고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라인야후는 산하에 라인게임즈라는 게임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이 회사의 현실은 초라하다. 2024년 말 기준 라인게임즈의 자본총계는 -1776억원으로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다. 2022년부터 IPO를 추진해 왔지만 만성 적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기존 게임 계열사가 콘텐츠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수의 AAA급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XL게임즈,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메타보라 등 검증된 개발 스튜디오를 산하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라인야후는 경쟁력 있는 게임 콘텐츠를 즉각 수급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 당장은 현 체제 유지

일본 현지에서도 이번 거래에 대해서 많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를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야후 역시 한국 게임 시장 내 직접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 지분 희석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매각 발표 당일인 지난달 25일까지 상승세를 보이며 1만418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다음날부터 하락을 거듭해 2일 종가 기준 1만1850원까지 하락했다. 매각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16.4%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 재추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이온하트는 지난 2022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환경 악화와 주주 반발로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 계열로 남아있는 한 IPO 추진에 제약이 따르지만 라인야후 계열로 편입되면 이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는 같은 라인야후 계열 안에 묶이게 된다. 그룹사 안에 게임 자회사가 두 개가 되면서 양사의 중장기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합병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전략적 협력 방안의 큰 틀에서는 합의가 됐지만 경영진 변화 등 구체적인 사항은 이제 막 협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사명 변경이나 서비스 플랫폼 변화 등은 현재로서 논의된 바 없고 올해 주요 신작을 출시할 때까지는 기존 체제를 크게 흔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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