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요셉 기자] 한때 '남자판 신데렐라'로 불리며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강력범죄의 공범으로 전락해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 재벌가인 삼성그룹의 사위에서 수감 번호를 단 죄수로 변모한 그의 행보는 권력과 부의 이면이 얼마나 위태로울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고문은 특수중감금치상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 그의 연인이자 주범인 무속인 박 모 씨에게는 징역 6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 재판부가 인정한 범죄 사실은 엽기적이다. 박 씨는 지인 A 씨의 자녀들을 가스라이팅하여 친부인 A 씨를 가정폭력범으로 허위 신고하게 했고, 이로 인해 A 씨는 자신의 집에서 쫓겨났다 .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박 씨가 별채 인도 소송 취하를 압박하기 위해 A 씨의 80대 모친을 6일 동안 감금하고 폭행했다는 사실이다 . 임 전 고문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공범을 은닉시키고, 허위 실종신고를 통해 경찰과 소방의 대대적인 수색을 유도하며 수사를 방해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
임 전 고문의 이러한 몰락은 그가 삼성가와 인연을 맺고 끊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1999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결혼하며 평사원 신화의 주인공이 된 그는, 2014년 이혼 소송이 시작되자 그간의 화려한 이미지와는 상반된 폭로전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이 원래 이건희 회장의 경호원이었으며, 삼성가의 엄격한 통제 속에서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할 만큼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
특히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임 전 고문이 요구한 1조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 분할액은 대중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 5년 넘게 이어진 진흙탕 싸움 끝에 대법원은 이 사장의 주식 대부분을 혼인 전 형성된 '특유재산'으로 인정, 임 전 고문에게 청구액의 약 1%인 141억 원만을 지급하라고 확정했다 . 그는 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마저 모두 잃으며 사실상 삼성가에서 완벽히 퇴출당했다 .
과거의 그림자 또한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2018년 '장자연 리스트' 재조사 당시, 임 전 고문이 장 씨 사망 전 그녀와 35차례나 통화한 내역이 발견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 2009년 최초 수사 당시 그가 단 한 차례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황제 수사'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결국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으로 실체적 처벌은 피할 수 있었다 .
비록 법적으로는 타인이 되었으나, 임 전 고문의 일탈은 삼성가라는 이름에 지울 수 없는 얼룩을 남겼다. 대중은 여전히 그를 '삼성의 전 사위'로 기억하며, 그의 기행을 재벌가 내부의 비정상적인 가족사나 도덕적 해이와 연결 지어 해석하곤 한다 . 무속 신앙에 의지해 노인을 감금하고 공권력을 기만한 이번 사건은 그가 가졌던 사회적 지위와 배경을 생각할 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신데렐라'의 서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임 전 고문의 사례는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채 법과 도덕을 경시하는 삶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인 교훈으로 남게 되었다. 이제 그는 감옥 안에서 자신이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 했던 삼성가의 그늘이 아닌, 스스로 지은 죄의 무게를 견뎌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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