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2025년 재임 이후 직접적인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온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 국방 수장의 ‘전쟁 기도’ 요청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4일 뉴시스 보도와 바티칸 성명 등에 따르면 첫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 아이사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강조하며 갈등 종식과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앞서 지난 2일에는 성유 축성 미사 강론에서 “기독교의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과는 거리가 먼 지배욕에 의해 종종 왜곡돼 왔다”며 종교가 권력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인간은 지배할 때 강하다고 여기고 타인을 파괴할 때 승리한다고 착각한다”며 이러한 사고방식이 신앙의 본질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느님은 지배가 아니라 해방, 파괴가 아니라 생명을 주는 길을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예수의 이름으로 전쟁을 정당화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달 29일 일요일 강론에서 “예수는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를 듣지 않고 오히려 거부한다”며 종교적 신념이 군사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같은 교황의 입장은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맞물리며 논쟁을 낳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민들에게 중동에서의 군사적 승리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매일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레오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 일관되게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개시한 이후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로 복귀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