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골목 초입에 들어서자 커피 향과 함께 긴 대기 줄이 시선을 끌었다. 무신사가 이날부터 진행하는 ‘다시, 서울숲’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팝업 카페 앞에는 방문객들이 몰려들며 골목에 활기를 더하고 있었다.
아티스트 코드 쿤스트가 참여한 커피 팝업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에서 직접 블렌딩한 커피를 받아든 이들은 인근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골목을 오갔다. 카페 거리 중심이던 공간에 쇼핑과 체험 요소가 더해지며 상권의 성격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이곳은 한때 ‘카페거리’로 불리며 식음료(F&B) 중심 상권이 형성됐던 지역이다. 붉은 벽돌 저층 건물 사이로 공방과 카페가 들어서며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쇼핑 콘텐츠가 부족해 체류 시간이 짧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실제 서울시 상권 분석에 따르면 서울숲 일대 유동인구는 성수 연무장길 대비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방문객 감소와 함께 일부 공실도 발생하며 상권 활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무신사가 ‘다시, 서울숲’ 프로젝트를 통해 패션·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결합에 나서면서다.
4일 무신사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식음료(F&B) 중심으로 형성된 서울숲 상권의 한계를 보완하고, 패션·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더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울숲 아뜰리에길 일대 공실 상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브랜드 매장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11월 프로젝트를 공개한 이후 순차적으로 매장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9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지난 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열흘간 ‘다시, 서울숲’ 캠페인을 진행하며 상권 전반의 유입과 체류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어 있던 공간의 활용이다. 몇 년째 임차인을 찾지 못했던 상가가 브랜드 매장으로 바뀌며 골목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콘셉트를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매장이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숲 프로젝트 1호 매장인 패션 스토어 ‘프레이트’다. 오랜 기간 공실로 남아 있던 공간이 매장으로 재구성되면서, 바로 옆 순대국집과 나란히 들어선 낯선 풍경이 골목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식음료 중심이던 상권에 패션 콘텐츠가 스며들며, ‘먹고 가는 거리’에서 ‘머무르는 거리’로의 전환이 실제 공간에서 구현되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서울숲 인근 상가를 먼저 임대하거나 확보한 뒤 입점 브랜드에 재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직접 입지를 찾고 계약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비교적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성수 주요 상권은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인데 공간을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서울숲을 택한 배경에는 ‘성장 가능성’이 꼽힌다. 유동인구 규모는 연무장길보다 적지만, 공원과 인접한 입지와 기존 카페 중심 상권이 결합돼 체류형 소비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성수 상권 확장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연무장길에 집중됐던 패션 수요가 서울숲까지 이어질 경우, 성수 일대 상권 지형 자체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권 확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입을 지속 가능한 소비로 연결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단순 방문 증가를 넘어 재방문과 체류 시간 확대까지 이어져야 상권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별 콘텐츠와 스토리를 공간에 녹여 방문 경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서울숲을 찾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골목 전반을 둘러보고, 다시 찾도록 만드는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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