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지난 1일은 만우절이었습니다.
일 년 중 단 하루, 거짓말이 허용되는 이 장난스러운 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팍팍한 일상에 잠시나마 유쾌한 ‘균열’을 내고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녹여줄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일 텐데요. 일상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서도 이 유머를 활용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날카로운 진실을 포착하게 하거나 삶의 비극을 견뎌낼 희망을 던지기도 하죠.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봄에 찾아온 청춘 로맨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하 오세이사)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로 일본 청춘 로맨스의 독보적인 감성 세계를 구축했던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새로운 작품으로 한국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나는> 오늘>
영화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는 시를 쓰는 소년과 난독증을 가졌지만 노래를 그리는 소녀의 만남을 다뤘는데요. 이번 영화의 주연을 맡은 미치에다 슌스케는 과거 ‘오세이사’ 열풍을 일으키며 동명의 작품이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죠. 그는 이번 작품의 한국 흥행을 다시 한번 견인하며 최근 내한해 영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는데요.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네가>
글과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영화인 만큼 영화 속 음악들도 주목할 만한데요.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인사 영상에서 극 중의 음악을 언급하며 “꼭 음악과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감미로운 멜로디로 구성된 영화는 벚꽃이 흩날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글과 노래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청춘의 눈부심을 전하는 영화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네가>
전시 맥스 시덴토프
미국식 유머 같은 전시
최근 국내 미술계는 단순히 회화를 위주로 관람하는 것보다는 작가의 색이 강하고 도전적이며 실험적인 전시가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론 뮤익 전시를 시작으로, 최근 개막해 죽음과 생명의 경계를 파격적으로 다루며 화제가 된 데미안 허스트까지 그 열기가 뜨거운데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블랙핑크의 제니, 명품 브랜드 구찌와 협업하며 독창적인 예술적 세계관을 구축한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을 찾아왔습니다.
1991년생의 젊은 작가 맥스 시덴토프(Max Siedentopf)의 작업을 보다 보면 미국식 유머와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볍고 직관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미국식 유머처럼 맥스 시덴토프의 작품 역시 독특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작가만의 화풍이 강렬히 드러납니다. 하지만 유머의 본질은 결국 뒤틀린 시선으로 포착한 날카로운 진실이죠. 맥스 시덴토프 역시 단순히 눈이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일상적인 사물을 낯설게 재배치함으로써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본질과 고정관념을 위트 있게 꼬집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한 시선이 담긴 자화상 시리즈부터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8만 조각의 퍼즐 작품과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되는 대형 조각 신작까지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데요.
진지함과 엉뚱함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에 유쾌한 균열을 내는 전시 <맥스 시덴토프 개인전> 는 오는 8월 30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맥스>
공연 키리에
죽음의 반대말
죽음의 반대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생(生)을 떠올렸는데요. 정답이 없는 이 질문에 죽음의 반대가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전하는 작품이 3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왔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의미의 미사곡에서 출발한 연극 <키리에> 는 한 여성의 죽음 뒤 그 영혼이 집이 된 공간을 배경으로 합니다. 작품은 집에 영혼이 깃들었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각자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 ‘집’을 찾아온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고통 속에 놓인 이들이 역설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사랑이 죽음을 이겨낼 수 있음을 전하는데요. 작품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로만 극을 끌고 가지만은 않습니다. ‘집’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죽음과 유머 사이의 균형을 잡으며 관객에게 눈물과 웃음이라는 양가적인 감정을 선사하죠. 키리에>
작품의 연출은 동시대의 아픔과 사회적 화두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현재 한국 연극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인철 연출가가 맡았는데요. 무대 위에서 시각적인 화려함보다는 배우의 신체와 언어, 공간이 주는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그의 연출 방식은 이번 연극 <키리에> 에서 ‘집’이라는 무생물의 의인화에도 반영됐죠. 또한 작품은 국립정동극장의 우수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인 창작ing에 선정되기 이전에도 제60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 연기상, 신인연기상 등 3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키리에>
어둠 속을 걷고 있는 모두에게 끝이 아닌 새로운 페이지를 선사하는 연극 <키리에> 는 오는 15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키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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