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돈의 공식] ① 수억원 성과급 시대...K-하이닉스, 판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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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돈의 공식] ① 수억원 성과급 시대...K-하이닉스, 판을 뒤집다

한스경제 2026-04-04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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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호황 속에서 기업의 이익이 개인과 지역으로 확산되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구조를 계기로 돈의 이동 경로가 달라지고 있으며 이는 도시와 개인의 삶까지 바꾸고 있다. 본지는 ‘최태원의 돈의 공식’ 시리즈를 통해 이익이 어떻게 분배되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성과금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형상화함./ChatGPT이미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성과금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형상화함./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AI 반도체 호황과 맞물린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구조가 기업 내부를 넘어 지역 경제까지 바꾸고 있다. 수억원대 성과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돈의 흐름과 판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직원들의 지갑으로 이동하고 다시 지역으로 흘러들어가 상권과 부동산 시장을 움직인다. 전에는 큰 공장만 들어와도 도시가 성장하는 느낌이었지만 이젠 공장의 이익이 도시를 키우는 시대가 됐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선택이 산업 질서까지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적자 7조에도 이익 '환원'

출발점은 위기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연간 영업손실 7조7303억원을 기록하며 메모리 업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구조적 위기론까지 제기되며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다.

그럼에도 회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직원에게 환원하겠다는 원칙을 유지했다. 실적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익 공유를 고수하는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반전됐고 SK하이닉스는 HBM을 중심으로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렸다. 당시의 선택은 단순한 보상 정책을 넘어 조직 결속과 인재 확보를 동시에 강화한 장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이 아니라 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총수가 이익을 나누는 방식을 설계하고 유지한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 향후 영업익 200조 추정…수억원대 성과급 현실로

이익 공유 구조의 위력은 숫자로 드러난다. 증권가에서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20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 경우 영업이익의 10%인 약 20조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된다. 이를 직원 수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수억원대 보상이 가능한 규모다. 실제 지급액은 직급과 성과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존 제조업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보상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연봉이 아니라 성과 배당에 가까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방식은 TSMC의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TSMC는 영업이익의 약 30%를 직원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통해 인재 확보와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이익을 내부에 쌓는 대신 분배 구조 자체를 경쟁력으로 만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익 분배를 경영 전략으로 끌어올린 사례”라며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이례적인 첫 사례”라고 말했다.

◆ '세수 3500억'…기업이 도시를 움직인다

성과급의 파급력은 지역 재정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세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천시 전체 예산의 약 25%에 해당한다. 단일 기업이 도시 재정의 4분의 1을 책임지는 구조다.

업황이 부진했던 시기에는 약 500억원 수준까지 줄었던 세수가 최근에는 3000억원을 넘어서며 6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 실적이 곧 지방 재정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천 부동산 시장은 거래 위축 국면을 지나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가격 역시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고소득 인력 유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권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고가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늘고 뷰티와 헬스케어 등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면서 소비 구조 자체가 상향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이 소비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경제를 자극하는 흐름이 형성됐다”며 “반도체 산업이 도시 경제를 움직이는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이천시 중리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매출 증가에 힘입어 2호점까지 열었다. A씨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손님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이 크게 뛰었다”며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헬스장이나 미용실, 네일아트숍 같은 곳에서 500만~600만원이 넘는 연간 회원권이 나오면 바로 동이 나는 분위기”라며 “예전과는 소비 수준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등교 시간에 초등학교 정문 앞 주차장을 보면 외제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전시장 같다”며 “동네 분위기가 몇 년 사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기업 이익이 지역으로 확산되는 새로운 구조를 보여준다. 이익이 직원 보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와 세수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형성되면서 반도체 기업이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도시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제는 얼마나 버느냐보다 어떻게 나누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평가한다. 최태원 회장의 선택은 단순한 보상 정책을 넘어 기업과 도시의 관계를 다시 설계한 실험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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