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왕기석 명창은 전북 정읍 출신 소리꾼이다. 셋째 형 고(故) 왕기창, 다섯째 형 왕기철의 영향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소리를 익혔다. 열여덟 살부터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섰다. 남해성·정권진·박봉술·정광수·성우향·오정숙 등 당대 명창들에게 배웠다. 1980년 국립창극단 연수 단원 생활을 시작한 뒤 1983년 정단원으로 입단했다.
21세의 젊은 나이에 국립창극단 무대에 올라 30년 동안 200여 편에 출연했다. 2005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 2013년 광대전2 우승, 2014년 KBS국악대상 판소리상 및 대상, 2017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 등으로 소리 내공을 입증했다. 2018년부터 5년 동안 국립민속국악원장을 맡은 경력도 지녔다.
독보적인 소리꾼인 왕기석 명창은 오는 11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완창판소리-왕기석의 수궁가'를 공연한다. 무대의 중심은 미산제 수궁가다. 수궁가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우화적 성격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병든 용왕을 살리기 위해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가려다 토끼의 기지 앞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는다. 해학과 풍자, 긴장과 완급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
또한, 소리꾼의 기량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바탕으로 꼽힌다. 미산제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소릿길 위에서 다듬어진 유파다. 미산 박초월 명창이 자신의 더늠(명창이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과 개성을 더해 새롭게 짜 넣거나 다듬은 소리 대목)과 색을 더해 재해석했다. 동편제의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을 바탕에 두면서도 계면조와 애원성이 어우러져 높은 음역과 화려한 시김새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왕기석 명창은 1994년·2005년·2022년에 이어 네 번째 무대다. 특유의 힘 있고 단단한 성음, 창극 배우로서 익힌 연기력으로 미산제 ‘수궁가’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왕기석 명창은 “4년 만에 다시 서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인 만큼 더욱 깊어진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라며 “미산제 ‘수궁가’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관객과 함께 웃고 호흡하며 나누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완창 무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돼 1985년 정례화한 대표 상설공연이다. 현재까지 41년간 340회 공연을 이어왔다. 판소리 완창 공연으로는 최장·최다를 자랑한다. 오랜 시간 한 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형식 덕분에 소리의 결, 대목 사이 호흡, 고수와의 긴밀한 짜임을 깊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애호가들 사이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고수는 전 광주시립창극단 김규형 예술감독과 김동원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가 맡는다. 해설과 사회는 성기련 서울대 교수가 담당한다.
뉴스컬처 이상완 bolante484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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