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장르의 단편들을 엮은 모음집입니다.
매 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데요.
전혀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단편이었습니다.
그리고 기괴함을 선사하는데요.
웹툰은 평범한 거리 풍경으로 시작됩니다.
여학생들이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죠.
“그러니까, 꼭 보라니까? 내가 여운이 아직도…”
한 친구가 흥분한 목소리로 영화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학생이 묻습니다.
“무슨 주제의 영화야?”
“타임 루프 공포 영화.”
그 말을 들은 여학생은 피식 웃으며 말합니다.
“그런 유치하고 뻔한 장르는 안 끌려.”
그리고 자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영화는 10분 만에 끝날 거라며 호언장담합니다.
이때부터 이미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복선이 깔려 있는 듯한데요.
그렇게 말하던 여학생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문을 열며 “집에 아무도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자마자,
“아싸, 개꿀! TV랑 소파는 내 거다!”라며 환호합니다.
평범한 여학생다운 일상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신이 난 여학생은 과자를 찾으러 부엌으로 갑니다.
“과자는 역시 매콤하고 바삭한 스냉칩이지~” 하며
콧노래를 부르는데, 갑자기 쿵쿵 소리가 들립니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웬 남자애가 주저앉아서
서랍장을 여닫으며 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놀랄 법도 한데 여학생은 너무 태연합니다.
“엄마가 너 안 데려갔냐?” 하며 무심하게 묻죠.
그 남자애는 쿵쿵거리는 소리를 계속 냅니다.
여학생은 그냥 “또 쿵쿵거리네” 하며
아무렇지 않게 선반을 뒤져 마지막 하나 남은
과자를 꺼내듭니다.
“오늘 엄마 아빠 늦게 들어오신다고 했지?”라며
갑자기 생각난 듯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티비 앞으로 돌아가 스마트폰을 보며 뒹굽니다.
스토리를 넘기던 중, 친구가 올린 스토리를 보고
“스토리에도 타임 루프 영화 얘기하네?
진짜 재밌게 봤나 보네.” 하며 웃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게 재밌나, 걔도 취향 참 특이하다.”
하며 코웃음칩니다.
그런데 목이 말라서 콜라를 가지러 일어서는 순간—
몸이 다시 소파에 앉은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여학생은 멍해집니다.
“방금 뭐지?” 하며 다시 일어서는데,
또다시 소파로 돌아갑니다.
이번엔 놀라서 비명을 지릅니다.
“꺄아악! X발!!!”
소리를 지르며 달려보지만,
또 소파 위로 돌아와 있습니다.
그제야 아침에 나눈 대화가 떠오릅니다.
‘만약 네가 타임 루프에 갇혔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던 친구의 질문.
그때 여학생은 자신 있게 말했었죠.
“어차피 뭘 해도 되돌아가니까, 오히려 즐길 것 같아.”
그 대사가 지금 상황에서 너무 아이러니하게 들립니다.
현실부정이 시작됩니다.
“꿈이겠지? 꿈일 거야.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그래. 가위 눌린 거야.”
여학생은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민지한테 그 영화 내용 들었으니까
이런 꿈을 꾸는 거지. 타임 루프에 갇히는 꿈.
그래, 가위 눌린 거면 빨리 좀 깨라.
지금 답답해 죽겠으니까 제발.”
하지만 시계를 보니, 초침이 같은 자리를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1초가 반복되는 중이었죠.
“1초가 반복돼서 몸이 버벅거리는 거였구나…”
여학생은 점점 냉정하게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생각은 정상으로 진행되네?
내 몸과 세상에 렉이 걸린 것 같아.”
그리고 결론 내립니다.
“내 생각을 제외한 모든 게
1초마다 반복되고 있는 거네.”
"그나저나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이 꿈은 도대체 언제 깨는 거야?” 하며
답답해합니다.
그러다 문득 “정말 혹시나, 꿈이 아니라면?”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초가 3600번 반복돼서 1시간이 지나게 되죠.
그렇게 무력하게 시간만 흘러갑니다.
그녀는 꿈에서 벗어나기 위해 별짓을 다 해봅니다.
“1초 안에 어디라도 이동해 보기.”
“1초 안에 전화나 메시지 보내기.”
“1초마다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 말하기.”
그리고 외칩니다.
“우주의 힘!”
“시간 조정!”
“타임 루프 해제!”
“X발!!”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부 개짓거리야. 말이 안 돼. 1초는 너무 짧아.”
하며 자포자기하죠.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1초 × 14400, 4시간이 지났습니다.
여학생은 점점 정신이 피폐해집니다.
“내가 소파에서 잔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그리고 의문을 품습니다.
“아니, 애초에 내가 잠든 기억이 있나?”
자신의 기억은 또렷한데, 몸은 반복 속에 갇혀 있습니다.
결국 인정합니다.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야.”
그렇게 11시간 후, 여학생은 티비 앞에 앉아
똑같이 반복되는 프로그램을 봅니다.
티비 속 인물이 같은 대사를 반복하자,
속으로 외칩니다.
“닥쳐.”
그리고 이어서 속으로 욕을 퍼붓습니다.
“그 X같은 대사 갖다 치워.
니 X발 X같은 목소리만 몇 시간째 듣고 있어.”
절망감과 깊은 빡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인데요.
결국 여학생은 티비를 부수기로 합니다.
“이번엔 끝내버리자.”
1초 안에 티비를 향해 달려가 주먹을 내지릅니다.
티비가 깨지는 순간, 세상이 멈추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1초 반복이 끊어집니다.
“내가 진짜 타임 루프를 발견했다니!”
그녀는 소리칩니다.
“진짜… 말도 안 돼. 이게 무슨 영화 같은 일이야!!”
기뻐서 스마트폰을 잡고
“민지한테 알려줘야겠다!” 하며 웃는데, 다음 순간—
다시 티비 앞입니다.
화면에 뜬 초침은 이제 3초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3초 타임 루프가 시작된 것이었죠.
이 마지막 장면이 너무 인상깊었는데요.
구원이라고 믿었던 순간이 사실 또 다른 반복의
시작이었다는 반전이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단편은 처음엔 코믹한 연출과 분위기로
출발하지만 점점 공포와 절망으로 넘어갑니다.
여학생의 태연함, 현실 부정, 그리고 반복 속에서
미쳐가는 과정이 세밀하게 그려졌습니다.
인물의 감정이 과장되지 않아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읽고 나면 ‘타임 루프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남습니다.
1초, 3초, 그리고 그다음은 10초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마지막 장면에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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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단편선>을 감상해주세요!
재미있게 읽었다면,
다음 리뷰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