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환영 오찬을 통해 양국간 협력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국기 색깔인 붉은색·흰색·푸른색이 교차하는 넥타이를 착용하고 청와대를 찾은 마크롱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날 두 정상은 각각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국 작가 한강의 표현을 인용해 양국의 역사적 연대와 미래 협력을 강조했다.
李 "프랑스혁명 정신, 韓빛의 혁명으로" 마크롱 "양국 140년 금실 더 확장"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찬사에서 "프랑스는 오랜 친구이자 동료"라며 프랑스와 인연을 언급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프랑스는 3천명 이상을 파병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웠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화 과정에서도 1980년대 프랑스의 기술로 한국 원전 '하늘 1·2호기'를 건설하는 등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프랑스 TGV 기술로 마련된 KTX, 한·불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설립된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도 협력의 사례로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바로 민주주의"라며 "대한민국 학생들은 데카르트의 사유 루소의 자유, 몽테스키외의 권력 분립 정신을 통해 민주주의 사상의 원류를 접하고 있다. '레미제라블'에 묘사된 프랑스혁명 정신은 대한민국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미래는 문이고, 과거는 그 열쇠'라고 했고, 한국에도 '온고지신'이란 말이 있다"며 "양국 수교 140주년을 축하하며 지난 140년간 쌓아온 신뢰와 협력의 역사가 더 밝은 미래의 문을 열어젖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리지트 여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연간 8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프랑스를 찾고, 프랑스에서도 K팝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며 "브리지트 여사님께서 케이팝에 보여주신 관심과 사랑도 우리나라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말하며 답사를 이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에서 표현한 '우리의 심장을 잇는 금실'을 인용해 "이 은유적인 표현을 빌려 저희 양국의 140주년 이 우호 관계를 그렇게 표현하고자 한다. 이 대통령이 조금 전 빅토르 위고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조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1886년 6월 4일을 언급하며 "이 금실은 1886년 6월 4일부터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 역사가 힘들 때 비극적일 때 그 금실이 작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기업을 잇는 금실로 수십 년 동안 에너지 분야와 반도체 분야 등에서 많은 연대 관계를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금실을 에너지, 반도체, 우주,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9월에는 프랑스에서 영화 영상 서밋을 저희가 개최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의장을 맡게 될 텐데 문화, 영화, K-드라마 등 더 많은 협력과 교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 뒤 잔을 들고서 역시 한국어로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해 박수를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방명록 서명
이날 오전 환영식 이후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위해 본관 안으로 이동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서명했다.
김 여사가 "너무 잘 쓰셨다"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괜찮은지요(Is it okay)"라고 되묻자 김 여사가 재차 "네, 맞습니다"라고 화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재용·정의선·이부진, 반기문에 전지현까지 총출동
이날 오찬에는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오찬장을 찾았고, K팝 그룹 스트레이키즈와 배우 전지현 등 문화계 인사들도 자리했다.
프랑스 측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핵 연료 분야 기술 협력 MOU를 체결한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 오라노의 니콜라 마스 대표, 원전 장비 기업 프라마톰의 그레구와르 퐁숑 회장을 비롯해 지난해 한국에 약 35억 달러 규모를 투자한 세계 2위 산업용 가스 제조사 에어리퀴드의 프랑수와 자코브 대표(한·불 최고경영자협회장), 프랑스 소버린AI의 상징이된 미스트랄AI 아르튀르 멘쉬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빈 오찬 메뉴는 해외 순방 시 방문 대상국의 음식을 즐기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기호를 고려해 정통 한식으로 구성했다. 전채 요리인 삼색 밀쌈·제주 딱새우 무쌈·트러플을 넣은 동해 가리비쌈에는 한국 고유의 쌈 문화를 통해 양국 간 화합을 담아냈다. 삼색 밀쌈의 세 가지 색은 프랑스 국가 표어인 자유·평등·박애를 의미한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한국 전통 간장과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을 더한 횡성 한우 갈비찜, 프랑스와 한국의 역사적 인연이 시작된 비금도의 시금치를 활용한 된장국 등이 제공된다. 오찬과 함께 곁들일 건배주는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인 '오미로제 연'이며, 총 4가지의 오찬주가 준비됐다.
오찬에 앞서 김혜경 여사와 브리지트 여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반가사유상, 외규장각 의궤, 신라 금관, 경천사지 10층 석탑 등을 관람했다.
김혜경 여사는 외규장각 의궤에 대해 "한때(1866년 병인양요) 프랑스로 반출됐다가 다시 돌아온(2011년) 귀중한 사료"라고 소개했고, 브리지트 여사는 "양국 간 문화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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