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유튜브와 스트리밍 플랫폼에 ‘여동생 운전 가르치기’라는 게임이 등장했다. 감스트, 우주하마, 침착맨 등 대형 크리에이터들이 플레이한 게임은, 전원에게 분노를 유발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게임을 만든 개발자들 모두 실제로는 여동생이 없다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어그로(낚시)를 노렸다”고 밝힌 이지폭스 개발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왼쪽부터 신은우 이지폭스 CPO, 박태준 이지폭스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대중 반응을 겨냥한 게임
이지폭스는 대학 동기였던 박태준 대표와 신은우 CPO가 설립한 개발사다. 두 사람은 AI 업계에서 근무했던 개발자로, 서로 다른 직장에 근무하게 된 후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신 CPO가 ‘여동생 운전 가르치기’라는 게임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가능성을 확인한 두 사람은 회사를 나와 창업에 나섰다.
‘여동생 운전 가르치기’는 처음부터 대중 반응을 겨냥한 작품이다. 신 CPO는 “어그로가 끌릴 수 있는 테마이면서 이미 검증된 소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족과의 운전 연습은 방송과 유튜브,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된 콘텐츠다.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제공=이지폭스
개발진은 기획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다는 조건을 설정했다. 자신들의 전문 영역이라는 점과, AI의 불완전성이 게임 소재와 맞닿아 있다는 착안에서다.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AI의 특성이 ‘운전이 서툰 여동생’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게임 플레이로 연결하면 기존 게임과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이지폭스는 생성형 AI를 게임 디자인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없는 영역이라면, 생성형 모델이 활용될 분야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렐루게임즈 등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면 생성형 AI를 게임 플레이에 도입한 사례는 적다. 이지폭스는 이 공백을 공략해 새로운 형태의 게임 경험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플레이 재미도 증명한다
제공=이지폭스
이지폭스는 지난 2월 ‘여동생 운전 가르치기’ 데모를 공개했다. 별다른 홍보 없이 공개된 작품은, 출시 직후 한 스트리머의 방송을 계기로 빠르게 확산됐다. 플레이하는 스트리머들의 반응과, 게임 자체가 가진 코믹한 연출이 화제를 모으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일부 영상은 조회수 40만회를 넘기며 ‘보는 재미’는 확실히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은우 CPO, 사진=경향게임스
다만 현재 버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선한 콘셉트와 공감을 유발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만, 실제 플레이 경험에 대해서는 개선 요구도 적지 않다. 캐릭터의 반응 속도나 행동 로직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대표적이다.
개발진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얼리 억세스 버전까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진짜 여동생을 가르치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개발진의 목표다. 이지폭스는 개발력을 살려, 향후에도 AI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도 품고 있다.
▲박태준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포화된 게임 시장에서 존재를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사라지는 작품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동생 운전 가르치기’는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박태준 대표는 “보는 재미는 증명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플레이하는 재미로 평가받을 차례”라며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유저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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