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안보전문가 "후방 무력화 우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다음 공격 목표는 발트 3국과 핀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가 아니라 독일이라고 유럽 안보전문가가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독일 매체들에 따르면 에르키 코르트 에스토니아 국가안보연구소장은 폴란드 주간 프프로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변방을 공격해서 뭘 얻겠는가"라며 "푸틴에게 중요한 건 나토 후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그곳이 독일"이라고 말했다.
코르트 소장은 "독일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전방 국가들의 후퇴 거점이다. 이곳을 먼저 공격하지 않고서는 에스토니아나 수바우키 회랑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유럽 안보전문가들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또다른 유럽 국가를 침공한다는 전제 아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핀란드 등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발트해 연안 국가들을 주로 언급했다.
특히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 약 65㎞ 육로 수바우키 회랑을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는다.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면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동맹국 벨라루스가 육로로 연결되고 발트 3국은 폴란드 등 나토 동맹국들과 분리된다는 이유에서다. 폴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자파드(서쪽)' 합동군사훈련을 수바우키 회랑 점령 준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코르트 소장은 "크렘린은 독일을 러시아의 주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과대망상으로는 (에스토니아 접경지역) 나르바나 수바우키보다 독일 공격이 오히려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다른 견해를 내놨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을 무찌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쳐들어가면서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척결을 전쟁 명분 중 하나로 삼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러시아 인사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독일의 나치 과거사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코르트 소장은 독일 사회 전반이 자국 방어능력에 비관적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를 마비시키기는 비교적 쉬울 것이다. 러시아는 엄청난 선전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 재무장에 대해서도 "전선에서 돈이 싸우는 게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설 의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에 거주하는 약 350만명의 러시아어 사용자 ▲ 러시아가 독일에 쌓아놓은 정보 네트워크 ▲ 독일대안당(AfD) 등 러시아 친화적인 극우 세력도 러시아가 독일을 침공하기 좋은 환경으로 꼽았다.
dad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