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팝콘] “연봉 917만원 차이”...지역 일자리 격차가 만든 캄보디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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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팝콘] “연봉 917만원 차이”...지역 일자리 격차가 만든 캄보디아 사태

투데이신문 2026-04-03 17:46: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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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데이터를 중심에 둔 인터랙티브 뉴스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통계와 수치를 독자가 직접 확인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단순히 결과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안을 구조적으로 짚고 그에 따른 정책적·사회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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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5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에 해양대, 해사고, 오션폴리텍 졸업생 등이 해운선사의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br>
지난 2월 1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5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에 해양대, 해사고, 오션폴리텍 졸업생 등이 해운선사의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지방 대도시라고 해도 제가 하려는 게임 쪽 일자리는 아예 없어서 무조건 서울이나 경기(판교)로 가야 해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광주 출신의 A씨는 IT 계열을 전공하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지역 일자리를 찾고 싶은 A씨는 지역 공공 취업 정보망 대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존해 일자리를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생태계의 부재를 느낀 A씨는 결국 수도권행을 결심한다.

A씨의 이 같은 사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재원 의원실이 지난해 외교부·고용노동부·통계청 등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연구보고서(국내외 취업사기 예방 및 지역 청년일자리 안전망 구축)는 해외 취업 사기 급증의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청년 일자리 격차’를 지목했다. 갈 곳 없는 지역 청년이 검증되지 않은 해외 취업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범죄 조직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넘을 수 없는 벽

2024년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15세에서 29세 청년의 평균 고용률은 45.5%다. 그러나 지역 간 편차는 서울(51.2%)과 경남(36.5%)이 14.7%p로 나타나며 같은 연령대라도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고용 기회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숫자 이면의 ‘질’이다. 비수도권 지역 대학은 매년 IT·이공계 인재를 배출하지만 지역 산업 생태계는 저부가가치 제조·서비스업에 머물러 있다. 청년 고용 안전망 구축을 위한 표적집단면접법(FGI)에 참여한 청년 B씨는 “지역은 이공계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다”며 “공장이나 연구직이 없어서 공대 지인들은 거의 다 타 지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지역 간 고용률 뿐만 아니라 소득 격차 역시 뚜렷하다.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 청년통계지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울산 청년의 평균 연소득은 3761만원인 반면 제주는 2844만원이다. 같은 연령대라도 지역에 따라 연간 최대 917만원의 소득 차이가 발생했다. 저소득 청년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단기 고수익 보장’이라는 미끼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때문에 떠난다”...이탈이 범죄를 부른다

2024년 청년삶실태조사에서 비수도권 청년의 28.2%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수도권 21.1%). 그 이유의 압도적 1위는 “더 나은 일자리 기회(43.5%)”였다. 수도권의 같은 응답(18.5%)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전북(61.0%), 광주(56.3%), 부산(51.5%)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동 이유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 문제였다.

이 구조적 취약성을 파고든 것이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초국경 범죄 조직이다. 비수도권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워크넷, 지자체 일자리센터 같은 지역 공공 취업 정보망을 벗어나 온라인 커뮤니티나 비공식 채널에서 ‘고수익·무경력 가능’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실제로 FGI에 참여한 청년 C씨는 “워크넷은 너무 올드하다”며 “인스타그램 광고는 AI가 만든 것처럼 그럴듯하고 화려하다. ‘월 500 보장, 초보 가능’이라는 문구가 계속 뜨면 처음엔 의심하다가도 ‘혹시나’ 하고 누르게 된다”고 전했다.

해외 취업사기 범죄 조직은 ‘IT 서버 관리’, ‘한국어 상담원’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직무로 위장하고 SNS 광고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청년을 집중 타깃으로 삼는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캄보디아 취업사기 피해 신고 수는 총 572명이다. 2023년 17건이던 신고가 2024년 220건, 2025년 8월 기준 이미 330건으로 폭증했다. 2023년 이후 2년 만에 약 19배 증가한 수치다. 피해자의 68%는 취업난을 정면으로 마주한 2030 청년이었다.

“정책이 원인을 외면한다”...예산도, 내용도 엇박자

현행 청년 일자리 정책의 구조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무조정실이 제공한 2024년 지자체 청년정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17개 시도의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 총 3997억 원 중 서울(1939억)과 경기(1192억)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책 자원마저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다.

정책 공급과 현장의 수요 사이에도 엇박자가 난다. 지난 10여년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해온 해외 취업 지원사업은 청년들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핵심 창구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사업의 성과 지표가 ‘취업 연수 인원’이나 ‘취업률’과 같은 양적 지표에 집중되면서 취업처의 질적 수준이나 안전성 검증은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다.

해외 취업 지원사업 교육도 어학·직무에 편중돼 있어 취업사기 판별법이나 위기 대응 요령 교육은 형식적 수준에 그쳐 있다. 이처럼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은 어학 능력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타깃으로 설계돼 있지만 실제 취업사기에 빠지는 계층은 국내 경쟁에서 밀려난 저소득·저숙련 청년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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