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은 'AI 대 AI'···속도가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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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은 'AI 대 AI'···속도가 승패 가른다

이뉴스투데이 2026-04-03 17:23: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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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의 양상이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AI끼리 맞붙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진=AI 생성이미지]
현대전의 양상이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AI끼리 맞붙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진=AI 생성이미지]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현대전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한때 ‘전자전’, ‘해커들의 전쟁’ 등으로 규정되던 전장에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AI(인공지능)끼리 맞붙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3일 영국 공군 장성 출신인 닉 브래이(Nick Bray) 밴티크(VANTIQ) 국제 방위, 안보 및 안전 담당 부사장은 미래전의 본질을 ‘사람이 아닌 AI끼리 싸우는 것(Not Human, AI Fighting AI)’이라고 정의했다. 즉 전자전, 사이버전으로 진화해 온 현대전이 이제는 사람이 아닌 AI끼리 싸우는 시대가 왔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빠른 AI가 이긴다”

브래이 부사장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메시지는 속도다.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AI와 적이 가지고 있는 AI가 싸우게 된다면 빠른 AI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성능 우위가 아니라, AI의 상황인식과 의사결정 속도 자체가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됐음을 의미한다.

브래이 부사장은 이를 ‘끝없는 경쟁(Constant Competi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지금은 무한 경쟁에 가까운 상황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경쟁 속에서 결국 승부를 가르는 건 속도”라며 “실시간 AI 처리 능력이 군사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그는 강조했다.

브래이 부사장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자율(Autonomous) AI다. 그는 군집 드론 수준을 넘어 통신이 두절된 전장 환경에서도 드론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임무를 수행하는 역량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표적이 5개에서 7개로 갑자기 늘었을 때, 혹은 최초 표적보다 더 위협적인 새로운 표적이 나타났을 때 AI가 현장에서 즉각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미래 전장의 요구라는 것이다.

AI 에이전트 간 전쟁, 오케스트레이션이 관건

브래이 부사장은 AI 에이전트(Agentic AI)의 확산이 새로운 군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로 소통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구조에서는,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율(오케스트레이션)하느냐에 따라 전체 시스템 성능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AI가 데이터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기본 단위인 ‘토큰(token)’을 언급하며, 에이전트 간 통신에 드는 토큰 비용이 일반적인 AI 사용보다 약 15배 높다고 밝혔다. 여러 AI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수록 처리해야 할 토큰이 급격히 늘어나 비용과 연산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I 모델을 보유하는 것과 실제 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브래이 부사장은 또한 기업들이 새로운 AI 모델 도입을 미루다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빠른 도입과 유연한 교체가 동시에 가능한 구조, 즉 개방형 플랫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빨리 도입하고, 더 좋은 것이 나오면 빠르게 교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유연한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는 군사 AI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이다. 새로운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전체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는 폐쇄형 구조로는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AI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실시간’을 꼽았다. 전장에서는 의사결정이 2~3초만 늦어져도 곧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사후 분석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을 즉시 처리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잠재적 위협국들 역시 이미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군사 AI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어, 결국 AI와 AI가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승패는 누가 더 빠르고 정교한 실시간 AI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소버린 AI와 팔란티어의 딜레마

브래이 부사장은 미국 방산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팔란티어의 한계도 짚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데이터와 서비스, 모델까지 전 과정을 자사 체계로 통합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이 군 시스템 통합(SI) 업체들과 각국 군 당국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가 제시한 접근 방식은 이와 다르다.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과 소버린 AI(Sovereign AI)는 해당 국가와 파트너가 온전히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그는 한국 정부도 소버린 AI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향후 외국 국방 AI 기업의 국내 시장 진입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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