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 외식 물가 상승 속에서 햄버거 업계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는 소비 확대라기보다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일반 외식 대신 햄버거로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요 브랜드들이 최근 가격 인상에도 나선 가운데 쿠폰과 할인 중심의 판매 구조가 체감 가격을 낮추며 ‘가성비’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 속 햄버거 업계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89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22.2% 증가한 수치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14.6% 늘어난 4790억원을 기록했다. 전국 1490여 개 매장의 소비자 결제액(POS 매출)은 약 1조 58억 원을 기록, 지난 2004년 창립(구 해마로푸드서비스)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으로 각각 12.4%, 30.6% 늘었다. 버거킹과 팀홀튼을 운영하는 BKR은 매출 892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29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EBITDA는 1060억원으로 11.2% 늘었다.
한국맥도날드도 2024년 매출 1조2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3년 내 2조 매출 달성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겉으로 보면 업황 호조지만, 실제로는 외식 소비가 ‘다운그레이드’되며 햄버거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점심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일반 식사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메뉴를 찾는 수요가 늘었고, 그 수요가 햄버거로 집중됐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지역은 김밥 1줄당 3800원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했을 때 7.4% 올랐다. 칼국수(9962원) 역시 같은 기간 가격이 5.3% 뛰었다. 삼계탕(1만8154원)과 냉면(1만2538원) 가격은 각각 4.7%, 3.5% 상승했다.
여기에 ‘가격 착시’ 구조도 성장 배경으로 지목된다. 주요 브랜드들은 앱 쿠폰과 세트 할인 등을 통해 체감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실제 정가 기준으로 보면 주요 메뉴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돼 왔다.
KFC,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주요 브랜드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 인건비 및 임대료 증가 등을 이유로 일부 메뉴 가격을 잇따라 조정했다. 할인과 프로모션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올리는 ‘이중 전략’이 작동하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향후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 현재는 외식 대체 수요가 유입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이 누적될 경우 ‘가성비’ 인식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는 표준화된 메뉴와 빠른 회전율 덕분에 불황에도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과 수요 이동이 맞물린 흐름인 만큼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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