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봉쇄로 사회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쿠바가 대규모 사면을 단행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부활절을 앞두고 여성과 노인, 청년 등을 포함한 수감자 2천10명을 사면한다고 밝혔다.
쿠바 당국은 대규모 사면이 '인도주의적 결정'이라면서 수감자의 범죄 성격과 복역 기간, 수형 태도,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 수감자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일각에선 쿠바 당국의 사면 목적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유화 제스처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뒤 정치범 석방과 사면법 제정 등을 요구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수개월간 쿠바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쿠바에선 정전 사태가 반복되는 등 사회 전반에 불안과 위기감이 확산한 상황이다.
쿠바도 외교적 분기점마다 사면 카드를 활용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쿠바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쿠바는 수감자 553명을 석방했다.
지난달에도 쿠바는 '교황청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유로 수감자 51명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다.
쿠바는 정치범 존재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인권 단체에 따르면 1천200명 이상의 쿠바 시민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돼 있다.
쿠바의 반정부 시위 참가자 중 테러나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이번 사면에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쿠바 정부는 이번 사면이 2011년 이후 다섯 번째 대규모 사면 조치라고 설명했다.
kom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