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공간’의 가치에 ‘시스템’을 더한 숙박 브랜드 완성
-숙박업에 던진 구조적 질문과 최적화 솔루션
-중소형 호텔을 넘어 자산 설계 산업으로
숙박 공간의 인식은 오랫동안 대중에게 ‘하루를 머무는 장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오가는 자산과 운영, 그리고 사람의 흐름이 얽혀 있다. 더휴식 이재경 비즈니스사업부문 대표는 단순해 보이는 이러한 구조 안에서 질문을 꺼냈다. ‘왜 숙박업에는 전문적인 시스템이 없을까? 왜 수많은 선택이 데이터나 기준보다 경험과 감에 의존할까?’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됐다. 더휴식이 숙박을 하나의 ‘공간’이 아닌 ‘시스템’으로 재정의하며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숙박업의 데이터를 쌓고 시스템으로 증명하다
이재경 대표의 시작은 대형 숙박 플랫폼 기업에서였다. 지금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기업이지만 그가 처음 몸담았던 시절의 현장은 지금과는 결이 달랐다. 그는 모텔 광고를 판매하는 영업으로 숙박업을 처음 마주했다. 당시 해당 시장은 생각보다 폐쇄적이었고 정보 역시 제한적이었다. 후기나 데이터는 체계적이지 않았고 각 숙박업소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대표는 책상보다 현장을 택했다. 발로 뛰며 점주들을 만나고 공간을 보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관련 산업은 이렇게 큰 자산이 움직이고 있는데 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은 없는 걸까?’ 광고를 넘어 개발 영역으로 포지션을 바꾼 것도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이었다. 단순히 객실을 판매하는 구조를 넘어 공간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장면들을 반복해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더휴식은 그런 흐름 속에서 시작된 선택이었다. 네 명의 전문가가 각자의 경험으로 ‘제대로 된 구조를 만들어보자’라는 방향을 공유했다. 초기부터 직접 현장을 다루며 물건을 보고 공사를 챙기고 운영까지 이어갔다. 하나씩 결과가 쌓이면서 확신은 더욱 선명해졌다. 무엇보다 ‘설명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컸다.
더휴식과 이재경 비즈니스사업부문 대표는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경쟁 업장의 객실 수와 가격, 점유율, 매출 흐름까지 하나하나 현장에서 확인했다. 그 과정은 단순한 수집이 아니라 기준을 만들어가는 작업에 가까웠다. 감에 의존하던 시장에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더해가는 일이었다. 창업 역시 그 흐름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과거 고객으로 만났던 파트너들과의 대화 속에서 방향이 맞닿았고 역할이 정리됐다.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는 선택이었지만 그는 이미 시장에서 답을 확인한 상태였다. 그렇게 출발한 더휴식은 6년 만에 160명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고 전국 단위로 수백 개 자산을 다루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속도보다 인상적인 것은 방향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숙박업의 구조를 Re-설계하다
이곳 구성원들이 강조하는 더휴식의 본질은 단순한 솔루션 기업이 아니다. 이재경 대표 역시 숙박업을 ‘종합 솔루션 산업’이라고 정의한다. 부동산 매입부터 금융 구조 설계, 리모델링, 운영, 그리고 IT 시스템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기존 시장에서는 각 영역이 따로 움직였고 그 사이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새어나갔다. 더휴식은 이러한 단절을 하나로 묶는 데 집중했다. 현재 개발 자산 기준 300개 이상을 다뤘고 운영과 관리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확장된다. 이같은 구조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증명하는 사례가 바로 숙박 브랜드 ‘아늑’이다. ‘아늑’은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더휴식이 축적해온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의 집약체다. 중소형 숙박 시장에서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편안함’과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방향에서 출발했다.
아늑의 경쟁력은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보다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에 있다. 객실 내 스파나 휴식 요소를 강화하고 동선과 조명을 세밀하게 설계해 이용자의 체류 경험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더휴식의 운영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객실 회전율과 단가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무인화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운영은 인건비 구조를 개선하며 고객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보다 정교한 가격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아늑은 중소형 숙박의 한계를 넘어 ‘브랜드화된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늑’과 더휴식의 성과 또한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일부 호텔은 리츠를 통해 매각되며 자본시장에서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글로벌 숙박 체인인 메리어트와의 브랜드 계약으로 ‘아늑 시그니처,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로 브랜드 확장을 이뤘다. 누적 운영과 거래 경험은 300건 이상에 이르며, 21년 매출 102억 달성을 시작으로 24년에는 매출 953억 원과 영업이익 105억 원을 달성해 자산 규모 역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개발부터 운영, 자산화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실제 성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히 숙박업을 잘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재경 대표는 좋은 숙소의 기준에 대해서도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 단순히 인테리어가 좋은 공간이 아니라 입지와 동선, 그리고 수요를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경험을 설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이 아니라 ‘왜 선택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늑’의 차별화인 스파와 콘텐츠를 결합한 객실, 지역 특성과 연결된 콘셉트는 그 고민의 결과다. 결국 숙박은 하루를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경험이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그는 공간을 만들기보다 ‘이용자의 시간을 설계한다’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한다.
더휴식은 여전히 성장 중이며 여전히 현장을 먼저 이야기한다. 숫자보다 공간을 보고 데이터보다 사람의 흐름을 읽는다. 그 위에 구조를 얹고 다시 숫자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어쩌면 더휴식의 출발점이 되었던 질문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왜 이 시장에는 기준이 없었을까? 그리고 지금 그 기준은 만들어지고 있는가?’ 더휴식이 그려가는 방향은 거창하지 않다. 다만 분명하다. 머무는 공간을 넘어 머무는 시간을 설계하는 일. 그 과정이 쌓일수록 숙박이라는 산업의 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더휴식이 던진 질문에서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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