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무료 관람 끝난다”...정부, 국립문화시설 유료화 본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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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박 무료 관람 끝난다”...정부, 국립문화시설 유료화 본격 검토

투데이신문 2026-04-03 12:0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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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br>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을 비롯한 국립문화시설의 유료 전환 여부가 본격적인 정책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정부가 국립시설 전반의 사용료를 손질하는 방향을 예산 편성 기조에 담으면서 무료 관람을 유지해온 국중박 운영 방식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국립시설 이용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공공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각론에 해당하는 ‘분야별 투자방향 및 지출혁신 추진계획’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인 박물관 입장료와 궁능 관람료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구체화했다.

국중박은 최근 관람객 수가 급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기준 국중박의 연간 관람객은 약 650만명으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국중박의 유료화 논의는 2008년 무료화를 발표한 이후 19년 만이다. 현재 국중박은 일부 특별전에 한해 5000원에서 1만5000원 수준의 별도 관람료를 받고 있으며 경복궁, 창덕궁 등 주요 고궁 입장료 역시 1000원에서 3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 주요 박물관은 유료 체계가 일반적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약 5만5000원(32유로), 바티칸 박물관은 약 4만원(23유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은 약 9500원(1000엔) 수준의 입장료를 받는다. 영국 브리티시뮤지엄과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국중박처럼 상설전을 무료로 운영하며 특별전이나 일부 예외 시설에만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료화 논의가 제기된 가운데,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립문화시설 유료화는 현재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인 사안이다”라며 “다만 예매 시스템 구축과 관람 동선 정비 등 선행돼야 할 과제가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2028년 정도까지 검토되고 있지만 예산 확보와 행정 절차, 국민이 체감하는 적정 관람료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에 당장 내년 시행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굿즈샵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전문가들은 국립문화시설 유료화의 필요성과 타당성에는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 최병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교수는 “일본이나 유럽 다수 국가처럼 유료화 수익을 다시 박물관 서비스와 문화 재원에 투입하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며 “유료화로 전환된다고 해서 박물관의 목적이나 기능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도입 시기와 관람료의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유료화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를 짚은 전문가도 있었다. 권지연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 박물관 방문율 1·2위인 루브르와 바티칸이 모두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3위인 국중박만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유료화의 타당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다만 세금을 내는 국내인과 관광객을 구분해 거주지 기반으로 지역 주민에게는 할인 제도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립문화시설 유료화로 문화 향유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립문화시설은 단순한 관람 시설을 넘어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할 공공문화자산인 만큼 공공성과 형평성을 충분히 반영한 제도 설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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