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에너지·원료 '입항 전 통관' 완료…중동발 운임 특례 적용
종량제 봉투 구매 한도 1억원 해제 및 품질검수 기간 1일로 단축
지주사 증손회사 규제 개선 등 첨단산업 투자 촉진 방안 논의
[포인트경제]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프타(Naphtha,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 등 주요 원자재와 생필품 포장재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지난 1일 서울 한 대형 마트에서 고객이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비상경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구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에너지 수급에서 시작된 우려가 석유화학제품 포장재 등 일상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거친 풍랑 속에서 키를 잡은 조타수의 심정으로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기업의 생산 활동을 가로막는 절차적 병목을 제거하는 데 있다. 우선 식품과 위생용품, 의약품의 대체 포장재 활용을 돕기 위해 기존의 잉크·각인 인쇄 의무를 완화하고 스티커 부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또한 대체 포장재 품목허가 심사 시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기간을 단축하고, 의약품 제조소 변경 시 현장 심사를 서류 심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류와 통관 절차도 대폭 간소화해 수입 에너지와 원료는 입항 및 하역 전 통관을 완료해 도착 즉시 반입할 수 있도록 하고, 중동발 물류비 급등분은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하는 운임 특례를 적용한다. 페인트 원료 등 수급이 불안한 화학물질은 유해성 시험자료 대신 시험계획서 제출만으로 수입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민생 직결 품목인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나라장터 쇼핑몰에서의 구매 한도 1억원을 한시적으로 해제해 경쟁 절차 없이 무제한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품질검수 기간 역시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해 수급 불안을 조기에 해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책도 내놓았다. 지방 투자에 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일반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전략산업 특례기업이 공장 설립 전에도 토지를 임대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공공기관의 '숨은 규제' 251건도 정비해 액화수소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공영홈쇼핑 입점기업의 판매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10일에서 2일로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공급망 및 물가 관련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해 매일 점검하고, 관계부처 장관 핫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과감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전쟁 여파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일 오전 종량제봉투를 생산하는 인천 서구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찾아 재생 50% 혼합의 종량제봉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날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인천 서구 구립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찾아 종량제봉투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최근 나프타 수급 불안정으로 종량제 봉투 사재기 및 품절 사태 발생으로 제작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 장관은 원료 수급 현황과 실제 생산 공정을 살피고 관련 업계와 제작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수급 안정화 방안도 논의했다.
당초 기후부는 소비 억제에 무게를 둔 대책을 검토했지만, 종량제 봉투 수급 불안과 구매 제한 여부를 둘러싼 국민 혼선이 확산되자 결국 공급망 관리 강화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봉투 재고 물량, 원료보유량 등 공급여력이 충분하며, 일시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곳이 발생하더라도 지역간 물량 조정 등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며 "정부를 믿고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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