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보랏빛 물결로 물든 광화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광화문광장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며 완전체 컴백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티켓을 손에 쥔 2만 2천 명의 ‘아미’와 펜스 밖에서 공연을 즐긴 세계 각국의 방문객, 넷플릭스 생중계로 연결된 전 세계 시청자는 돌아온 일곱 멤버를 환대했다. 광화문 앞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과 신곡들이 어우러지면서 서울 도심은 전통과 현대가 연결되는 축제의 장이 됐다.
글로벌 축제의 장 된 광화문광장
멤버들의 군 복무 이후 3년 9개월 만에 활동 2막을 연 BTS는 서울 광화문을 출발지로 삼았다. BTS는 광화문 공연에서 전통 복식을 재해석한 의상과 광화문에 투영한 한국적 미디어 파사드와 아리랑 로고, 경복궁을 훑는 오프닝 드론샷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보여줬다. 특히 귀환을 알린 앨범의 첫 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무대에서 펼쳐진 ‘아리랑’ 선율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연에 함께 한 관객들은 시야가 트인 액자형 무대를 통해 멤버들과 광화문이 한 프레임 안에서 만나는 순간을 경험했다.
넷플릭스가 생중계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은 하루 동안 전 세계 1,840만 명의 시청자를 모으며 방탄소년단과 K-팝을 향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재차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 등의 글로벌 히트곡으로 팝 시장의 정상을 밟았고, 기세를 몰아 2021부터 이듬해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에서 투어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간 그들의 여정에는 한국적 색채가 짙게 깔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8년 히트곡 ‘아이돌’에서 아프리칸 리듬에 한국의 전통적인 가락을 얹었고, 국악 추임새를 넣어 ‘조선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슈퍼스타로 부상한 이후에도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에서 무대를 선보이며 K-유산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갔고, 이는 개인 활동으로 이어져 멤버 슈가가 2020년 솔로곡 ‘대취타’에서 판소리와 꽹과리를 곁들인 국악 사운드를 활용한 바 있다. RM 역시 평소 한국 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가지고 보존과 복원을 위해 꾸준히 기부 활동을 전개해 왔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아리랑’ 앨범에서도 한국적 요소를 선명하게 배치했다. 첫 트랙 ‘보디 투 보디’에는 아리랑 주선율을 삽입했고, 6번 트랙 ‘No.29’에는 성덕대왕신종 종소리를 맥놀이까지 1분 38초간 담아냈다. 방탄소년단은 “신보 가사에도 한국의 흥과 문화를 녹였다. 다시 돌아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것은 결국 뿌리에서 시작하는 일”이라며 “그 뿌리가 함께 견고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본다”고 팀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광화문 공연이 남긴 질문들
다만 이번 방탄소년단의 광화문광장 공연을 놓고 시민의 기본권이 과하게 억제됐다는 비판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박도 공론장을 달구고 있다. 이번 공연에 앞서 경찰이 내세운 인파 관리 방침은 최다 추산치를 기준으로 한 ‘원천 봉쇄’였다. 광화문광장 무대부터 숭례문 인근까지 인파가 꽉 들어찰 시 최대 26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광장을 31개 게이트를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게이트 내부엔 경찰특공대도 배치됐다.
하지만 실제 인파는 주최 측 추산 10만 4천 명,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 기준으로는 4만 8천 명을 기록했고, 경찰 6,700명 등 공무원 1만여 명이 과도하게 동원됐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리 태세를 취한 것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방어적·보수적 입장에서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참사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 관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고, 중앙·지방정부 모두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설계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광장 주변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든 보행자는 공연과 관계없이 모두 검문검색을 받아야 했다. 금속탐지기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경찰은 보행자 가방을 손으로 뒤적였다. 가방이 없는 보행자는 따로 분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더욱이 광화문 예식장을 예약한 신랑·신부들은 직접적인 피해와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찰이 하객 버스를 운영하는 전례 없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그 하객을 대상으로도 검문검색을 하며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집회 및 시위로 구현되는 표현의 자유도 이번 공연으로 침해받았다는 평가다. 경찰은 지난 3월 16일부터 공연 날까지 광장 일대에서 열리던 집회에 제한 통고를 내렸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성명을 내고 “광화문광장은 공공의 장소”라며 “정부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부정확한 인파 예측이 일대 상권에 뼈아픈 타격을 주기도 하며 광화문 인근 편의점 상당수가 식품 발주를 크게 늘렸다가 재고가 상당 부분 남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BTS의 광화문광장 무료 공연을 안전하게 성료한 것과 관련 모든 이에게 감사를 전한 동시에 광화문 일대 시민·상인 등에겐 사과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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