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전라남도 여수시 웅천동에 위치한 '예술의 섬' 장도는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특별한 쉼터다. 섬의 모양이 길어 ‘장도’라 불리지만 섬 마을 사람들은 ‘진섬’이라고도 불렀다. 4월의 바다와 예술이 빚어낸 장도의 풍경을 담아봤다.
장도로 향하는 여정은 진섬다리에서 시작된다. 이 다리는 하루 두 번 만조 시각에는 바닷물 아래로 잠긴다. 금일(2일)은 오전과 늦은 저녁 두 차례 물길이 닫힌다. 물이 빠진 뒤 드러난 다리 위를 걷다 보면 양옆으로 펼쳐진 웅천 앞바다와 갯벌의 생동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진섬다리를 건너면 '예술의 섬 장도'가 방문객을 반긴다. 그 옆에는 장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산책로를 따라 위치해 있는 주요 시설물의 안내도를 볼 수 있다.
섬 입구 산책길을 걷다 보면 단아한 화이트 톤의 건물들이 눈에 띈다. 이곳은 국내외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업에 몰두하는 창작스튜디오다. 관리동을 포함해 총 4개 동의 스튜디오가 운영 중이며, 작가들은 장도의 아름다운 풍광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팽나무 노거수 아래 자리한 우물 쉼터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과거 섬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식수원이었다. 비록 물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어떠한 가뭄에도 결코 마르지 않아 주민들의 삶의 원천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예술의 섬' 조성 사업과 함께 과거 섬 주민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다.
우물 쉼터를 지나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면 장도전시관을 만나게 된다. 장도전시관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한창이다. '섬냥이 in 장도' 기획전이 6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장도에 스며들어 살아가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인간과 고양이가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행복을 찾아야 하는지 성찰하는 전시다.
산책로 곳곳에는 장도만의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다. 장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좌우로 펼쳐진 남해의 섬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프나무'는 대나무숲 사이로 하프 모양을 한 삼나무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하프처럼 고요한 선율을 들려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둘레길 끝자락에는 다도해 정원이 마련돼 있다. 이 정원은 사단법인 숲속의 전남과 3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 조성했다고 해 '3대 가족정원'으로도 불린다. 특히 다도해정원 부지는 4세기 삼국시대 집자리와 구덩이, 화덕 등 수십여 개의 유적이 발굴되면서 '웅천동 장도 유물산포지'로 보존되고 있다.
한편 장도 초입 부근에서는 매일 저녁 7시부터 ‘장도의 사계’를 주제로 한 미디어파사드 공연도 열린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다만 방문 전 반드시 진섬다리 출입 통제 시간(만조 시간)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
장도는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면서 예술적 감성을 회복하는 공간이다. 봄 햇살 아래 핀 꽃과 소나무 사이로 걷는 산책로는 여수 시민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위로를 주는 곳이다.
뉴스컬처 최진승 cjs92748897@gmail.com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