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자사 기술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줄짜리 선언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20년이 넘는 기술의 여정이 압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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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의 창업, 데이타뱅크에서 시작된 여정
홍병진 대표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SK이노베이션(096770)과 한국오라클, SK(034730) C&C에서 10년간 데이터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았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오라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RDBMS) 기술을 기반으로 2002년 데이터 솔루션 벤처 데이타뱅크를 창업했다. 대기업의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온 엔지니어의 선택이었다.
데이타뱅크는 오라클 기술 지원과 데이터 관련 서비스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창업 13년째인 2015년, 홍 대표의 시선은 의료 시장으로 향했다.
그는 "사람들이 병원에 갈 때 진료와 치료 외에 모든 의료 편의 서비스를 해결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데이타뱅크 내에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하고 엠케어(M-Care) 앱 개발에 착수했다.
2017년 홍 대표는 데이타뱅크의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부 조직과 사업권 일체를 인적분할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해 독립법인 레몬헬스케어를 출범시켰다. 서울대학교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최상위 상급종합병원과의 제휴를 발판 삼아 환자용 앱 레몬케어를 정식 론칭했다. 레몬케어는 진료 예약, 도착 알림, 진료비 결제라는 단순한 편의 기능에서 출발했지만 목표는 처음부터 달랐다.
창업 초기부터 레몬헬스케어가 집착한 문제는 하나였다. 병원마다 제각각인 의료데이터 구조, 전자의무기록(EMR)·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폐쇄적 아키텍처, 그리고 종이 기반 행정 처리의 비효율이다. 대부분의 의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예약·결제·알림 등 표면적 기능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실시간으로 의료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어려운 길이지만 이렇게 해야 차별화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4년간의 재건, 숫자로 증명하다
레몬헬스케어는 출시 이후 빠르게 제휴처를 넓혀나갔다. 레몬헬스케어는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 청구의 신과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며 단순 편의 앱에서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레몬헬스케어는 2020년 미래에셋증권(006800)·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레몬헬스케어는 기술신용평가에서 AA·A 등급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레몬헬스케어는 2021년 7월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기술 상용화 초기 단계의 적자 구조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따른 자본구조 불안정이 발목을 잡았다.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이른 시기였다. 홍 대표는 훗날 이 결정을 "실패가 아닌 준비 기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상장 철회 이후 레몬헬스케어는 외형 확장보다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2019년 구축한 클라우드 기반 의료데이터 중계 구조를 고도화해, 2024년 초 의료 마이데이터 중계플랫폼의 3가지 핵심기술을 하나로 결합한 LDB(Lemon Data Bridge) 중계플랫폼 기술을 완성했다.
4년간 집중한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점유율은 37개 기관(80%)까지 확대됐다. 전체 제휴 병원 수도 130개를 넘어섰다. 레몬헬스케어는 2024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흑자 기조를 확립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60억원을 기록했다. 완전자본잠식(-312억 원)을 야기했던 RCPS 전량도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 투자기관들의 협조로 보통주로 전환 완료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재건의 결정판은 2024년 10월로 파악된다. 보험개발원 주도의 국가 단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인프라 실손24에 레몬헬스케어의 LDB 기술이 핵심 공급 기술로 채택됐다. 병원·보험·공공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국가 인프라를 레몬헬스케어의 기술이 작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검증된 기업이라는 정체성에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됐다.
레몬헬스케어는 지난 2월 기술성 평가 A·A 등급과 함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다시 제출했다. 2021년의 철회가 실패가 아니라 준비였다는 것은 이미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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