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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인천세종병원 로봇수술센터·비만대사수술센터장]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외과 외래를 찾은 40대 중반 회사원 남성 C씨(176cm, 112kg)는 수년째 ‘허리 통증’과 싸우고 있었다. 90kg 시절부터 시작된 요통으로 신경외과에서 주사와 물리치료를 반복했지만,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아파서 운동을 못 하니 살이 더 찌고, 살이 찌니 허리는 끊어질 듯 더 아파졌어요.” 과자와 탄산음료로 스트레스를 달래던 그의 몸은 어느덧 고혈압과 고지혈증까지 동반된 고도비만 상태에 이르러 있었다.
비만이 척추와 관절을 망가뜨리는 원인은 명확하다. 첫째는 기계적 하중이다. 체중이 늘수록 척추 디스크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은 수 배로 늘어난다. 둘째는 대사적 염증이다.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들은 전신을 돌며 관절 마디마디에 통증을 유발하고 조직 손상을 가속화한다. C씨처럼 대사 지표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척추만 치료해서는 결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의료진은 C씨에게 척추 질환을 ‘통증’만으로 보지 말고, 체중이라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비만대사수술’을 권고했다. 이미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운동이 불가능할 만큼 체중이 늘었고 관절 손상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번번이 다이어트약물 치료에 실패했던 C씨는 비만대사 수술을 결심하였고 수술 후 1년, C씨는 30kg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무거운 ‘하중’이 사라지자 눌려있던 척추 마디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운동의 즐거움을 되찾은 것이다. 예전에는 한 걸음 떼기도 힘들었던 그가 “이제는 허리통증 없이 계단 오르기 운동도 하고 아파트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도 해요.”라고 하였다. 수년간 달고 살았던 허리 주사도 중단할 수 있었다.
비만 환자에게 운동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관절이 이미 망가진 고도비만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때 비만대사수술은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바로잡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는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고도비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허리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운동, 식생활 등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전신 대사를 다시 설계하여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이다.
[잠깐! 의학 상식] 고도비만 환자의 관절을 살리는 조언
하중 제거는 최고의 치료다. 체중을 1kg만 줄여도 보행 시 무릎과 척추가 받는 압력은 3~5kg 이상 줄어든다. 고도비만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그 어떤 약물이나 주사보다 확실한 통증 완화 효과를 준다.
복부 비만은 척추의 적이다. 배가 나오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며 허리뼈가 과하게 꺾이는 전만증을 유발한다. 복부 지방을 줄이는 것이 디스크 탈출을 막는 지름길이다.
염증을 부르는 ‘당분’을 차단한다. 청량음료나 과자 속의 당류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전신에 저등급 염증을 일으킨다. 관절염 통증이 심하다면 가장 먼저 ‘단것’부터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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