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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율(연말 기준)은 2021년 71.3%에서 2025년 79.7%로 8.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율은 박근혜 정부 말인 2016년 72.4%에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로 인해 2021년 71.3%로 소폭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2022년 출범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윤석열 정부는 당시 집값 하락세 속에 부동산시장 연착륙과 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대출 규제를 연이어 풀었다. 2022년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담대를 무주택자와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허용했다. 또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와 다주택자 대출도 가능하게 했다. 이어 부부합산 소득 제한을 없앤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미적용하는 등 규제 완화를 지속했다. 여기에 저출산 대책과 연계한 초저금리 정책 금융도 대규모로 확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당시엔 집값 하락 등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상황 탓에 정부 차원의 대출 규제 완화가 이뤄졌다”며 “대출 요건 및 DSR 규제 예외 확대 등 대규모 대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출 완화 기조 속에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율은 2022년 74.1%, 2023년 76.5%, 2024년 78.8%, 2025년 79.7% 등 매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2021년 66.9%에서 2025년 78.9%로 12.0%포인트, 농협은행은 같은기간 67.7%에서 79.0%로 11.3%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또 5대 은행 중 주담대 비율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은 2021년 76.3%에서 2025년 83.9%로 7.6%포인트, 하나은행 6.1%포인트(72.9→79.0%), 국민은행 5.6%포인트(72.3→77.9%) 각각 올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2021년 505조 4044억원에서 2025년 611조 6080억원으로 106조 2036억원이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24조 7222억원, 농협은행 24조 3385억원, 우리은행 20조 2636억원, 국민은행 20조 589억원, 하나은행 16조 8204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같은기간 가계대출 전체는 709조 426억원에서 767조 6780억원으로 58조 635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 비율은 2021년 52.1%에서 2025년 46.9%로 5.2%포인트 낮아졌지만, 안전한 이자 장사인 주담대는 계속 늘려왔다는 얘기다.
이런 지속적인 주담대 증가는 금융그룹 CEO의 안정적 실적 기반을 위한 ‘참호 구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2022년 이후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신규 선임 및 연임 과정을 거쳤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을 발의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지주회장의 장기집권과 이해상충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통제와 건전성을 말할 수 없다”며 “시장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제도로 바로잡는 것은 관치가 아니라 국가의 책무이고, 금융의 공공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와 정부, 금융권이 함께 책임 있는 논의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주담대 위주 대출 지속이 은행 등 금융그룹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석기 금융연구원 은행·금융지주연구실장은 “주담대 비율 확대와 금융그룹 지배구조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고, 건전성이나 위험 가중치 같은 지표상 담보대출이 위험 가중치가 낮은 게 사실”이라며 “CEO에 따라 그간 지속적인 가계부채 증가와 함께 주담대가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시장 자체도 계속 커져 성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률이 점차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금융 관행이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생산적금융 등에 자금을 투여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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