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채나물은 아직 많은 사람에게 낯선 채소다.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도 아니고 이름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번 맛을 알고 나면 그 오도독한 식감과 깊은 풍미에 반해 자꾸 찾게 되는 채소다. 볶아도 무르지 않고 냉동했다 해동해도 식감이 살아 있어 반찬으로 만들어두기에도 좋다. 오늘은 궁채나물볶음 레시피와 함께 궁채가 어떤 채소인지 자세히 소개한다.
궁채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에 속하는 줄기상추다. 영어권에서는 셀터스(Celtuce) 혹은 차이니스 레터스(Chinese lettuce)라 부르고 중국과 태국에서는 우순(莴笋) 또는 우주(莴苣)라 한다. 일본에서는 산에 나는 해파리라는 뜻의 야마구라게(山くらげ)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줄기를 씹었을 때 오도독하게 터지는 식감이 해파리와 비슷하고 산에서 자라는 죽순과 닮았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재배 역사는 상당히 길다. 기원전 4500년경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이미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오래된 작물이다. 지중해 연안에서도 주요 작물로 재배됐고 중국과 대만, 태국 등지에서는 지금도 즐겨 먹는 채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예로부터 중국 황제들만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채소로 알려져 있으며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식재료 1001가지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랫동안 재배 농가와 생산량이 많지 않았지만 궁채나물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충북 청양, 충남 홍성, 경남 고령, 광주 등지에서 재배 농가가 생겨나고 있다. 4~5월에 씨를 뿌려 모종을 30cm 간격으로 심는데 여린 잎은 심은 지 4~5주면 따먹고 줄기는 30cm쯤 자라면 잘라 먹는다. 줄기 길이는 30~100cm 정도이고 직경은 4cm 이상으로 아스파라거스나 셀러리와 비슷한 형태를 띤다. 줄기 부분이 일반 상추보다 두껍고 굵으며 잎은 담녹색 혹은 갈색을 띠고 폭이 좁으며 서로 마주 보고 자란다. 연중 제철이라 언제든 구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궁채가 몸에 좋은 이유
궁채는 일반 상추와 마찬가지로 비타민 A, B, C가 풍부하다. 시력 보호와 야맹증 예방에 도움을 주고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 감기 예방, 피부 미용에도 좋다. 수분이 많고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칼륨 함량도 높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궁채의 가장 독특한 성분은 락투카리움(lactucarium)이다. 알칼로이드 계열의 쓴맛을 내는 성분으로 통증 완화와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답답한 속을 편하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상추를 먹으면 잠이 온다는 말의 근거가 되는 성분이기도 한데 실제로는 인체에 수면 유도보다 정신 안정 효과로 작용한다. 잠 못 드는 밤이 잦다면 궁채나물을 꾸준히 먹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처럼 궁채는 식감도 독특하고 몸에 좋은 성분도 풍부해 한정식 식당에서 특별 반찬으로 내놓을 만큼 귀하게 여겨지는 채소다.
궁채는 완전히 익었을 때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어린잎일 때 수확해 먹는 것이 좋다. 잎은 생으로 먹으면 부드럽고 약한 쓴맛이 있으며 일반 상추와 큰 차이는 없다. 쌈 채소나 샐러드, 겉절이, 무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줄기는 날것으로 먹거나 조리해서 먹는데 껍질을 벗긴 뒤 썰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길쭉하게 잘라 크림소스를 찍어 먹는다. 굽거나 브로콜리처럼 삶아 먹기도 하고 볶음, 수프, 피클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석쇠에 줄기를 구워 먹거나 육류, 생선 등과 함께 볶아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조리법은 반찬으로 만드는 궁채나물볶음이다. 특히 들깨를 넣어 볶으면 고소함이 살아나면서 궁채의 오도독한 식감과 잘 어우러진다. 볶아도 식감이 무르지 않고 냉동 후 해동해도 오히려 더 오도독해진다는 점에서 미리 만들어두기에도 좋은 반찬이다. 다 자란 줄기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찬물에 헹군 뒤 건조했다가 묵나물로 먹어도 생것 그대로의 맛이 난다.
궁채나물볶음 만드는 법
건궁채를 쓸 때는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물에 30분씩 불리기를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충분히 불린 건궁채는 굵은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데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둔다. 데치는 과정에서 궁채 특유의 잡내가 빠지고 식감이 더욱 살아난다.
팬을 달군 뒤 들기름 20g을 두르고 다진 마늘 20g과 다진 생강 3g을 먼저 볶는다. 마늘과 생강을 충분히 볶아 향을 올린 다음 데친 궁채 200g을 넣고 함께 볶는다. 국간장 15g을 넣고 볶다가 팽이버섯 20g과 거피 들깻가루 20g, 물 40㎖를 넣어 계속 볶는다. 거피 들깻가루는 들깨 껍질을 벗긴 것으로 일반 들깻가루보다 고소함이 훨씬 진하다. 구하기 어렵다면 일반 들깻가루로 대체해도 되지만 거피로 쓸 때 맛이 확연히 다르다.
재료가 골고루 익으면서 국물이 어느 정도 배어들면 쪽파 슬라이스와 홍고추 슬라이스를 올리고 통들깨와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쪽파는 마지막에 넣어야 숨이 너무 죽지 않고 색감이 살아 있다. 홍고추는 색감과 함께 은은한 매운맛을 더해줘 자극적이지 않게 풍미를 살려준다.
궁채나물볶음은 완성 직후보다 한 김 식혔을 때 양념이 더 고루 배어 맛이 깊어진다. 밥 한 그릇에 궁채나물볶음 하나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충분하다. 냉동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실용적이다.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 소분해두면 바쁜 날에도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다.
〈궁채나물볶음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건궁채 50g(데친 후 200g), 팽이버섯 20g, 들기름 20g, 다진 마늘 20g, 거피 들깻가루 20g, 국간장 15g, 물 40㎖, 다진 생강 3g, 굵은 소금 1작은술, 쪽파 슬라이스 적당량, 홍고추 슬라이스 적당량, 통들깨 적당량, 후추 약간
■ 레시피
① 건궁채 50g을 흐르는 물에 씻은 뒤 30분씩 물에 불리기를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② 굵은 소금 1작은술을 넣고 끓인 물에 건궁채를 데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③ 팬에 들기름 20g을 두르고 다진 마늘 20g, 다진 생강 3g을 넣어 향이 올라올 때까지 볶는다.
④ 데친 궁채 200g을 넣고 함께 볶다가 국간장 15g을 넣어 간을 맞춘다.
⑤ 팽이버섯 20g, 거피 들깻가루 20g, 물 40㎖를 넣고 골고루 섞이도록 계속 볶는다.
⑥ 재료가 충분히 익으면 쪽파 슬라이스, 홍고추 슬라이스를 올리고 통들깨와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 요리 꿀팁
건궁채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충분히 불려야 잡내가 빠지고 식감이 제대로 살아난다. 거피 들깻가루를 쓰면 고소함이 훨씬 진하게 올라오니 가능하면 거피로 준비한다. 마늘과 생강은 들기름에 충분히 볶아 향을 충분히 올린 뒤 궁채를 넣어야 풍미가 깊어진다. 쪽파와 홍고추는 마지막에 넣어야 색감이 살아 있다. 한 김 식힌 뒤 먹으면 양념이 더 잘 배어 맛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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