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고 주장한 것을 "만우절 농담"이라며 조롱했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 현실 인식이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면서,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이란 총영사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 공식 계정에 "만우절에 도널드 트럼프가 그 어떤 농담보다 웃긴 상황을 연출했다. 참 가관"이라며 "이미 재임 중인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두고 '새로운' 대통령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비꼬았다. 총영사관은 이어 "대통령은 트윗으로 교체되는 것이 아니다. 선거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이란 새 정권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보다 훨씬 덜 급진적이고 훨씬 더 지능적인데, 방금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한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고 자유로워질 때 이를 검토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우리는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흔히 말하는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휴전을 요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 TV에 "이란이 휴전을 요청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연설을 통해 이란 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주장을 쏟아낸 가운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호르무즈를 통과해 석유를 들여올 필요가 없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 "현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아주 적은 양의 석유를 수입하는 것은 사실이나, 유가는 세계적으로 결정되고 중동의 공급 차질은 미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세계 시장에서 석유 공급이 줄어들면 미국인들의 휘발유 가격이 상승한다"고 짚었다.
이어 신문은 "비료와 같은 다른 주요 원자재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므로, 이란이 대부분의 해상 운송을 차단하면 식량 및 기타 상품 가격의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그간 계속해서 전쟁 개시 명분을 바꾸면서 가져온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하지만 약 20분 간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전쟁권한법에 따라 군사 작전을 계속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시한인 60일이 다가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이날 연설을 진행한 배경을 추정하기도 했다.
통신은 "끝없는 전쟁으로 미국을 끌어들이지 않겠다면서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으로 출마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 내부에서 거세지는 반발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통신은 미국 내 상승하는 휘발유 가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인 인상"이라고 일축했지만 "사실 미국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고, 트럼프의 전쟁 관련 발언들로 금융 시장은 요동치고 있으며, 생활비 상승으로 미국인들은 주유소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경제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이라고 사람들을 설득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이번 연설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에 대해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 국민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을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남아 있는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과 그 영토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공언했던 이란 체제 전복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하메네이의 아들을 포함한 더욱 강경한 후계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 정부가 대체로 건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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