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김부겸, 홍준표 지지 얻고 '박근혜 만남' 시사 '보수 외연확장' 속도전…국힘 부글, 대구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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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김부겸, 홍준표 지지 얻고 '박근혜 만남' 시사 '보수 외연확장' 속도전…국힘 부글, 대구 요동

폴리뉴스 2026-04-02 19:16:02 신고

2018년 1월 8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8년 1월 8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총리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사하며 본격적으로 보수 세력 파고들기에 나서자 대구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후보 등판에 이어 TK 전통 보수이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김 전 총리를 공개 지지하면서 대구시장 선거의 판세 변화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보수 정당 당대표를 두 번이나 지냈고, 대선 후보까지 올랐던 홍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자 불만 섞인 감정을 드러내며 '노망이 났느냐'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표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보수 출신의 전임 시장이면서 대선 후보였던 인물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이례적이지만 홍 전 시장이 김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대구 유권자들을 향해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한 발언이 '정당 대신 실리'를 택하란 발언으로 해석되며 중도층 표심을 건드렸다.

탄핵 과정에서 '반윤석열' 성향을 보인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던 중 김 전 총리 지지를 선언,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을 넘어 진보 진영의 대표적 인사와 보수 진영의 대표적 인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진영 논리를 향한 실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이지만 고공 행진 중인 민주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구 첫 탈환에 나서면서 김 전 총리를 향한 홍 전 시장의 지지 선언과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사하는 발언 등이 대구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野탈당 후 정계은퇴 홍준표 "정치꾼 아닌 행정가 뽑아야"
"민주당 아닌 대구 발전시킬 김부겸 지지" 전격 선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하는 것"이라며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언론에서 말하는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은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기에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총리와는 한나라당 시절 같은 당에 있으면서 호형호제했고, 그가 민주당으로 건너간 후에도 그 관계는 변함이 없다"며 양측의 오랜 인연을 부각시키며 "막대기만 꽂아도 국민의힘이 된다는 논리는 대구시민의 절박함을 모르는 정치인들의 신선놀음에 불과하다. 김 전 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출마를 촉구했다.

5선 국회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재선 경상남도지사,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자유한국당 당대표를 맡아 2018년 총선을 이끈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검찰 출신의 전통 보수 TK 인사다.

2025년 4월 29일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경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같은 해 6월 '한국 보수가 살아나려면 두 차례 사기 경선을 진행한 국민의힘 친윤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며 당내 주류인 친윤 세력을 겨냥했다.

이후 7월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신천지 신도 10만여 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책임당원으로 가입했다고 주장하며 파장을 낳았다.

사석에선 '호형호제'…金 "준표형은 나의 영원한 스폰서"

2018년 1월 8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8년 1월 8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 전 총리와 홍 전 시장은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90년대 후반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함께 시작한 '정치적 동기'다. 김 전 총리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노선을 달리했지만 홍 전 시장은 김 전 총리에 대해 "정당은 달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신뢰를 종종 드러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TK 출마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총선 행보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부겸 의원과는 24년간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비록 소속당은 다르지만 한 번도 김 의원을 비난한 적이 없다"며 "김부겸 잡자고 수성구 갑에 출마하면 정치 이전에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고 손사래를 쳤다.

당시 홍 전 시장은 바로 옆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 을'을 선택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만약 수성구 갑에서 김 전 총리가 당선됐다면 수성구 을에 출마해 당선된 홍 전 시장과 같은 구 국회의원을 할 수 있었지만 김 전 총리는 주호영 의원에 밀려 2위로 낙선했다.

2022년 김 전 총리가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자 5월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홍 전 시장은 "모든 사안에 합리적인 분도 진영 논리에 갇혀 그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하는 측은함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본인이 술 마실 돈이 없을 때 갚아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정도의 사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2020년 5월 22일 YTN 시사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나에게 홍준표란?' 질문을 받고 "준표 형은 내게 영원한 스폰서"라며 "술 마실 돈이 없을 때 외상을 달아놓고 갚아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진영 인사들의 친분에 놀란 듯 진행자가 '엄청 친하네요'라고 묻자 김 전 총리는 "엄청 친하다기보다도 내가 조금 떼를 써도 괜찮은 선후배 사이"라며 웃어 보였다.

홍 전 시장은 검찰 퇴직 후 변호사의 삶을 살고자 했지만 광주지검 재직 시절 진두지휘한 수사로 잡혀 들어 간 조직폭력배들이 출소해 가족을 해치겠다는 위협을 받자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계 입문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을 제안 받아 오찬 회동에 초청됐지만 참석하지 않았고, 오찬 당일 밤늦은 시각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직접 찾아와 입당 제안을 했지만 바로 몇 시간 후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인 강삼재 사무총장의 신한국당 입당 권유를 받아들여 신한국당으로 가게 됐다.

만약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면 민주당의 일원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각에선 홍 전 시장이 검사 시절에 했던 수사로 압박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자신을 확실히 지켜줄 '여당'의 힘이 더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김부겸 "박근혜·홍준표 만나겠다" 본격 외연 확장 행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 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며 홍 전 시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홍 전 시장은 공개 만남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김 전 총리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한 홍 전 시장과도 조만간 만남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역에 계시는 지역의 원로시니 전직 시장님이나 이런 분들을 찾아뵈려고 한다"며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아끼시는 유영하 후보가 뛰고 있기 때문에 그건 허락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처음 대구 시장에 도전했을 때 공약했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도 공약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구에 엑스코라는 아무 이름이 없는 전시센터가 있다. 이를 '박정희 엑스코·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광주 컨벤션센터 이름은 '김대중 컨벤션센터'"라고 말했다.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곳인 만큼 '문화 교류의 행사' 개념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활용해도 괜찮지 않겠냐는 취지다.

홍 전 시장과의 만남에 대해선 "약속은 아직 안 잡혔지만 만나긴 해야 한다. 시정의 연속성이라든가 효율성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명 김영진 환영 "두 분 사이 원래 좋았다…관점도 비슷"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일 라디오에 출연해 "원래 홍준표 전 시장과 김부겸 전 총리는 되게 가까운 사이"라며 변화를 향한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홍 전 시장의 김 전 총리 지지 선언에 원조친명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원래 두 분 사이가 좋았다"고 반색하며 "변화를 향한 긍정적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원래 홍준표 전 시장과 김부겸 전 총리는 되게 가까운 사이"라며 "정치에 처음 입문할 때는 같은 당이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홍 전 시장이나 김 전 총리가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에 대한 분석도 비슷한 것 같다. 아마 두 분이 만나 대구 변화에 대해 좋은 얘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조만간 홍 전 시장과 김 전 총리가 회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준표 전 시장의 공식 지원을 기대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대구) 변화를 위해 그런 기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 출마 선언에 동행했던 김 의원은 김 전 총리가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통령, 내란 극복과 계엄을 언급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대한 질타가 더 많았다는 질문에 "김부겸 총리가 대구에서 정치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많이 얘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부겸의 진정성을 한번 믿어달라는 취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힘 "洪노망났나, 뒤끝 작렬" "총리 노리냐" 과격 발언

반면 국민의힘은 전직 시장이자 대선 후보였던 보수 인사가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당혹함을 넘어 격앙된 모습의 과격 발언까지 나오며 홍 전 시장을 비판했다.

진종오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망난 정치인의 말로다. 국민의힘이 자신을 대선 후보로 안 해줬다고 밑도 끝도 없이 뒤끝 작렬"이라며 "제발 정계에서 은퇴해 노년을 보내라"며 거칠게 홍 전 시장을 비난했다.

신지호 전 의원도 2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를 노리고 지지선언 한 것 같은데 과연 김부겸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겨냥했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탈락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하와이로 건너 간 홍 전 시장에게 당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하와이 특사'로 설득에 나섰던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당대표 특보단장)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홍 전 시장과는 가까운 관계"라며 "제가 홍준표 전 시장님을 너무너무 잘 아는데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2차례, 대선후보까지 지낸 분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 안 하리라 믿는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의 예측은 빗나간 셈이 됐다.

대구시장 컷오프 이후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주호영 의원도 이날 MBC 뉴스투데이 <'모닝콜>에서 홍 전 시장의 김 전 총리 지지에 대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 당 이름으로 시장을 하셨던 분이 민주당을 돕는 그런 일은 안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일부는 "홍준표는 민주당에 가입부터 해라. 그동안 지지해준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배신했다", "배신자 홍준표", "총리 시켜 줄까 기웃거리네. 꿈 깨라" 등의 비판적 댓글을 게시했고, 한편으로는 "대구에 이익이 된다면 그게 맞다", "오죽하면 그러겠나", "홍준표 결정이 중도 실용 보수다, 지금 국힘은 그냥 가짜 보수집단" 등으로 홍 전 시장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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