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트럼프 "호르무즈, 한국이 알아서 하라" 이란 "통행료 배럴당 1달러"…정부, 이란과 직접 협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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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럼프 "호르무즈, 한국이 알아서 하라" 이란 "통행료 배럴당 1달러"…정부, 이란과 직접 협상 나서나

폴리뉴스 2026-04-02 19:15:32 신고

정부가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중공업]
정부가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중공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들이 해결할 문제라며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당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불거진 상황임에도 미국과 무관한 일이라며 책임을 피한 것이다. 무책임한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당장 26척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유조선의 경우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영국 외교부 주도로 개최되는 35개국 외교장관회의 논의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호르무즈 통해 에너지 도입하는 나라들이 알아서 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호르무즈 봉쇄 문제 해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는 석유는 거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해협 의존도가 큰 나라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국가를 향해 "첫째, 미국에서 석유를 구입하라"며 "둘째, 해협으로 가서 스스로 가져가고 지키고 활용하라"고 말했다. 

즉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와 관계없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유럽국가가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 일본이 하게 두자"고 말했다.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배럴당 1달러…위안화·코인으로 받을 듯

이런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의 신규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는데 그 세부 내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 운영사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중개 회사에 선박의 소유 구조, 선적, 화물 명세서, 목적지, 승무원 명단,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 등을 제출해야 한다.

혁명수비대 사령부는 해당 선박이 이스라엘, 미국 등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국가들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심사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통행료 협상이 시작되는데 1~5등급 분류에 따라 부과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는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협상에 직접 관여한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가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로부터 이미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해운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주 호르무즈해협을 44척가량이 통과했는데 척당 200만달러를 낸 것으로 추측된다"며 "배럴당 2달러 수준으로 호르무즈의 톨게이트화가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선박 26척·한국인 선원 173명 대기…정부 협상 나서나

靑 "에너지공급망 안정·해양수송로 재개 국제사회와 협력"

주한이란대사 "요청 있으면 韓 선박 호르무즈 해협 통과 조율"

이처럼 미국이 호르무즈 문제에서 발을 빼고 이란은 통행료 부과를 공식화 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이란과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선사(船社)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일단 머무는 것이 더 유리하거나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굳이 이란과의 협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었지만 봉쇄 상황이 더 장기화되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호르무즈 내측 우리나라 선박은 모두 26척이다. 승선 중인 한국인 선원은 136명이며 외국 선박에 승선 중인 선원 37명을 포함하면 해협 내측에 대기 중인 한국 선원은 총 173명이다.

해수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매일 하선 의사 여부와 함께 식료품, 식수, 연료유 등 전반적인 필수 물자의 잔여량을 점검하고 있다.

일단 2일 저녁 8시에 열리는 35개국 외교장관회의 결과에 따라 이란과 협상 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해양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각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식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취할 조치의 방향성을 잡기 위한 초기 단계의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선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화상으로 참여한다.

청와대도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을 통해 "정부는 중동 전쟁과 관련해 관련국들의 주요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동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에너지 공급망 안정, 자유로운 해상수송로 재개를 위한 노력을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적극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측은 한국 선박의 해협 통과 조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1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초청 토론회에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선박 정보를 세부적으로 알려준다면 이 문제를 팔로우업(추적)할 것"이라며 "조율이나 합의를 통해 제한적으로 통행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상태임에도 해협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고 하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인다"며 "미국이나 미국 기업에 이익이 되는 선박이 아닌 경우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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