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영현이 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서 열린 한화전 도중 대기타석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대전=스포츠동아 김현세 기자] “욕심도 있었는데….”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23)은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전날(1일) 타자로 출전할 뻔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1일 경기서 11-11로 맞선 9회초 대기타석에 섰다 교체됐다. 신인 이강민의 타자 장비를 빌린 그는 한화 김도빈의 투구 동작에 맞춰 타이밍도 쟀지만 타석에 서지 못했다. 박영현은 “배트가 가볍더라. 만약 출루했다면 주루도 해야 하니 ‘내가 홈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박영현이 타석에 설 뻔한 건 KT의 선수 교체가 복잡하게 얽혔기 때문이다. KT는 11-6으로 앞선 8회말 5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급히 박영현을 찾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추가 실점을 막은 박영현을 9회말에도 기용할지 고민했다. 이때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장성우가 9회초 포수 마스크를 써 타자가 한 명 빈 상태였다. 박영현이 9회말에도 던지려면 배트를 잡아야만 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박)영현이를 투입하려고 했다”면서도 “세이브 상황도 아닌 데다 투수도 남아 있어 무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영현은 부천중 시절 야수로 뛰었다. 또래에 비해 타구를 멀리 보내지 못한 그는 유신고에 입학한 뒤 곧바로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모처럼 배트를 잡자 타격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박영현의 부상을 우려한 이 감독은 교체를 결심하기 전 “치기만 쳐 봐라. 치지 말고 가만히 서 있다 오라”고 말했다. 박영현은 “최만호 작전코치님은 대기타석서 모습을 떠올리시더니 ‘너 진짜 치려고 하더라’며 웃으셨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박영현이 교체된 뒤 찬스를 만든 KT는 9회초에만 3점을 올려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9회말에는 김민수가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로 박영현의 몫을 메웠다. KT는 14-11 승리로 팀 역대 최다 개막 4연승의 신기록을 세웠다. 박영현은 “교체된 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김)민수 형이나 (전)용주 형이 마무리로 나올 테니 ‘무조건 이기겠다’고 생각했다. 어제(1일) 경기를 잡은 게 우리 팀에는 정말 큰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대전|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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