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무덤 상속세] "적자는 버텨도 세금폭탄 못 버텨" 30~40년차 허리 기업들 매각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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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무덤 상속세] "적자는 버텨도 세금폭탄 못 버텨" 30~40년차 허리 기업들 매각 행렬

아주경제 2026-04-02 17:52: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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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본청 현판 사진연합뉴스
국세청 본청 현판 [사진=연합뉴스]

창업주가 수십년간 공들여 키운 기업이 경영난이 아닌 '상속세' 때문에 문을 닫는 아픈 사연이 끊이지 않는다. 60%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과 거듭 맞닥뜨리다 보면 아무리 건실한 기업이라도 경영권을 유지할 방도가 없는 게 현실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3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국내 생활가전 전문기업 청호나이스가 최근 미국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과 기업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경영권 매각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정휘동 회장 별세 후 유족이 3000억원에 가까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경영 악화도, 후계자 부재도 아닌 오직 세금 때문에 30년 가업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락앤락은 창업주 김준일 회장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고 홍콩계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겼고,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도 같은 이유로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한미약품은 창업주 타계 후 오너 일가에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되면서 상속세 재원 마련을 둘러싼 갈등이 모녀 측과 형제 측 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졌다.

사모펀드는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대부분 오너 체제라는 점을 노려 상속세 이슈가 터지는 시점에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과거 쓰리세븐, 농우바이오, 유니더스, 한샘 등도 청호나이스 케이스와 다르지 않다.

대기업도 자유롭지 않다. 이달 최종 납부가 끝나는 삼성가(家) 유족은 물론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오너 총수들도 상속세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는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 등 산업 트렌드 변화가 숨가쁘고 글로벌 불확실성도 극대화한 환경에서 경영에 집중하지 못한 채 세금 마련에 부심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넥슨 창업주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은 약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못 이기고 정부에 물납을 진행한 결과 기획재정부는 지분율 약 30%로 2대 주주가 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소화할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결국 지분을 나라에 바치거나, 해외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기는 식의 새드 엔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후계자 부재와 상속세 부담으로 제3자 매각을 고려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약 21만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60%)는 2000년 이후 26년째 변화가 없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 실효세율 60%는 일본(55%), 프랑스(45%), 미국·영국(40%) 등 주요 선진국을 웃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최고 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부자 감세' 비판 속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 논리로 매번 제도 개선이 무위에 그치면서 세율 인하 외에 상속 자산 처분 시점에 과세하는 '자본이득세' 전환 주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상속세 개편이 한국 제조 생태계와 기업 경쟁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제도 설계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중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당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은 1980~90년대 창업해 이미 상속 시점에 와 있다"며 "지금 상속세 제도를 개정하지 않으면 많은 강소기업들이 해외에 팔리거나 사모펀드로 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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