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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공급 가능한 무기에 대한 수요가 이란 전쟁으로 인해 점점 더 확대됐다면서 한국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NYT는 미국산보다 저렴한 가격, 빠른 공급 속도를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꼽았다.
예컨대 LIG넥스원(079550)의 방공 시스템인 천궁-Ⅱ는 이전까지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요격 목표로 삼은 이란 미사일과 드론 30개 중 29개를 격추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 요격 규모에서는 일부이나 미국 패트리엇보다 가격과 납기 측면에서 경쟁력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천궁-II 요격 미사일 가격은 약 100만달러(약 15억원)로, 40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미국 패트리엇 PAC-3의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해외에 생산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공유하는 데 적극적인 반면 미국 기업들은 지식재산권(IP)을 엄격히 보호하는 경향이 있다.
NYT는 “천궁-II의 성공적인 실전 데뷔는 한국 방산 기업들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주요 국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미국 방산 기업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30년까지 세계 4위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는 방공 시스템 수요가 급증했다.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나 레이시온은 이미 생산 능력이 한계에 가까운 상태이며 향후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이 빈틈을 파고든 것이다.
LIG넥스원의 매출은 최근 몇 년간 크게 증가했다. 드론과 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각국이 방공 능력을 강화한 결과다. 2021년 회계연도 기준 수출 매출은 약 826억원이었지만, 2025년에는 9218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이 회사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과 대형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한국 방산 기업들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다연장로켓 천무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서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4년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폴란드와 체결한 계약 규모만 150억달러(약 22조 7000억원)를 넘는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3월 한 달 동안 LIG넥스원의 주가는 약 45% 상승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약 12% 상승했다. 전쟁 초반 상승했던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주가는 한 달 기준 약 6%대 하락했다.
중동 전문지 하우스 오브 사우드의 편집위원 압둘 모하메드는 기고문을 통해 이번 이란 전쟁이 수십 년간 서방 세계의 방공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유지해온 사실상의 독점 구조가 깨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970~80년대 미국 제조업체들은 일본 제품을 값싼 모방품으로 치부했지만 그 제품들이 결국 미국 제품을 꾸준히 능가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방산 산업도 지금 비슷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썼다.
다만 미국 방산 기업들은 한국 방산업체의 부상을 위협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고 고도화된 통신 및 데이터 시스템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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