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첫 재판서 '직무유기' 전면 부인…"부장검사 공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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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첫 재판서 '직무유기' 전면 부인…"부장검사 공백 탓"

아주경제 2026-04-02 17:16: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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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공수처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무유기 혐의 1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동운 공수처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무유기 혐의 1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전·현직 검사들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현직 수사기관장 신분으로 법정에 선 오동운 공수처장 역시 조직 상황과 수사 여건을 이유로 책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일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은 이날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가 공모해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을 장기간 방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들이 지난 2024년 8월 고발장을 접수한 뒤 약 11개월 동안 대검찰청 이첩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에 대해서는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두 사람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고, 수사가 대통령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총선을 앞두고 소환 조사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련자 소환을 미루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부장검사의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증인으로 출석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 연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증언했으나, 국회는 이를 허위로 보고 고발했다.

반면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오 처장 측은 당시 부장검사 공백과 조직 상황을 주요 사유로 들었다. 사건 관계자가 수사 라인에 포함돼 있었고, 비상계엄 상황까지 겹치면서 후임 부장검사 임명이 지연돼 정상적인 수사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에 수백 건의 사건이 접수된 상황에서 부장검사 없이 수사를 진행하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고도 강조했다.

오 처장 측은 "주임검사의 의견이 특검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직무유기로 볼 수 없다"며 "후임 부장검사 임명 이후 절차에 따라 사건을 이첩했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차장 측 역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판단을 유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고, 박 전 부장검사 측도 일정 기간 수사를 진행했다며 직무유기 성립을 부정했다.

김선규 전 부장검사 측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총선 전 소환을 막은 사실이 없다"며 "처장 대행 시기에 오히려 수사가 가장 활발히 이뤄졌고, 사건 관계자 소환도 제한 없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송창진 전 부장검사 측도 "압수수색영장 청구는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추후 진행하기로 한 사안"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부인했다. 국회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오동운 처장은 취재진에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이번 사건은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맞물려 공수처 수사 독립성과 책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향후 재판 과정에서 당시 수사 지연의 경위와 의도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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