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각종 지원과 혜택을 앞세워 창업자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가맹비 면제부터 장비 무상 제공, 인테리어 비용 지원까지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조건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창업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눈앞의 혜택만을 보고 창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2일부터 4일까지 '2026 IFS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를 개최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홍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부터 소규모 프랜차이즈 브랜드까지 다양한 업종이 참석해 예비 가맹업주 모시기에 나섰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창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본사의 운영 시스템, 교육 및 지원 체계와 같은 부분에서 초보 창업자들에게 초기 리스크를 줄이고 일정 수준의 운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자영업자들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배달과 포장이 일상화돼 있다 보니 음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비교적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영업 방식과 수익 구조, 실제 운영 사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개별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업종이나 브랜드를 아직 정하지 못했거나 자영업을 고민 중인 방문객들을 위해 시식 코너도 마련됐다.
상담 부스마다 브랜드 관계자들이 상주하며 창업 예상 비용과 매출, 상권 전략 등을 설명했고, 방문객들은 이를 통해 비교적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일부 부스에서는 대표 메뉴를 직접 제공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더벤티'와 같은 인기 브랜드 부스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예비 창업자들이 몰리며 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현장 상담객을 겨냥한 다양한 지원책도 눈에 띄었다.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 '장모님 치킨'은 박람회 현장에서 가맹 상담 이후 매장을 오픈할 경우 가맹비와 교육비를 포함해 육계 100마리에 해당하는 730만원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냉동고 25박스 또는 가스 튀김기 1대를 추가로 제공하는 조건을 내세우며 가맹점주 모집에 나섰다.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부스였다.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일정 수준의 매출이 기대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부스에서는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해당 브랜드들 역시 현장 상담객을 겨냥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세웠다.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달콤커피N'는 박람회 현장에서 상담을 받은 뒤 매장을 오픈할 경우 가맹비와 교육비, 가맹이행 보증금은 물론 장비 및 설비 비용까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인테리어 공사에서 본사 마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오픈 시 물류와 홍보물을 무상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인 '더벤티'는 창업 특별 혜택으로 최대 3317만원 규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상담을 받은 뒤 매장 오픈으로 이어질 경우 약 300만원 상당의 교육비를 면제해주고, 500만원의 계약이행보증금도 보증보험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커피머신과 제빙기, 포스(POS), 쇼케이스 등 기본 장비를 지원하고, 주요 기기 및 설비 비용 최대 1017만원에 대해서는 12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을 제시했다.
창업 예정자인 조성령 씨(53·여)는 "남편이 은퇴 후 제2의 삶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민하고 있어 함께 방문하게 됐다"며 "남편이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브랜드의 지원이 생각보다 다양한 것 같아 창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 창업자 김덕주 씨(33·남)는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쉽지 않아 무인이나 저가로 시작할 수 있는 업종을 찾고 있다"며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조건들이 생각보다 많아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섣불리 창업에 뛰어들기보다는 조금 더 꼼꼼히 살펴봐야겠지만, 현장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창업 지원과 혜택이 강조되며 창업의 문턱이 낮아진 듯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정비와 상권 경쟁, 매출 변동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눈에 보이는 조건만 보고 창업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경제통계국 산업통계과가 발표한 '2024년 프랜차이즈(가맹점) 통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1만4000개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반면 가맹점당 종사자 수는 1.7% 감소해 수익성과 운영 여건이 동시에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금 회수 기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3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51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9.6%에 그쳤다. 이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31.4개월로 약 3년에 달했다.
전문가들 역시 눈앞에 보이는 프랜차이즈 창업 혜택만으로 섣불리 창업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기 비용을 낮춰주는 각종 지원책은 분명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며 "상권 분석과 고정비 구조, 예상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창업은 일정 부분 안정성이 있는 모델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로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눈 앞에 보이는 혜택보다는 이 업종이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한가를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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