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출을 통해 보유를 이어오던 다주택자의 자금 운용 여건이 바뀌면서 매물 흐름에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거래까지 이어질지는 별도의 문제라는 시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상환이나 매각을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기존의 ‘버티기’ 전략이 쉽지 않게 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 규모는 약 1만7000가구(4조1000억원)다. 이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만 약 1만2000가구, 금액으로는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매물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신규 대출 금지에 이어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5월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맞물려 일부 다주택자의 매각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보유한 이른바 레버리지 투자자의 경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도 압박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급매물 소화 이후 매수·매도자 간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는 평가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받으려면 5월9일까지 계약과 계약금 납입이 필요하고, 토지거래허가 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4월 중순이 마지노선”이라며 “시간이 짧은 상황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들은 3월 초·중순에 형성된 초급매 가격을 기준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대출이 제한돼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금 여력이 있는 일부 수요는 조건이 맞을 때만 거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급한 매물은 상당 부분 소화됐지만 아직 매도에 나서야 하는 물량이 남아 있다”며 “4월 중순을 전후로 일부 급매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 측면에서는 거래 위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거론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금리 부담이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전반적으로 빡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매물이 늘더라도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기보다는 일정 기간 정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도자는 가격을 방어하려 하고, 매수자는 추가 조정을 기대하는 상황이 맞물릴 수 있어서다.
지역별 영향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 외곽이나 투자 수요 비중이 큰 지역은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 조정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반면 서울 핵심지 등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존재하는 지역은 거래 감소 속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조치가 임대 공급 감소를 가속화해 전세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아파트 전세 매물 축소와 월세화를 부를 수 있어 매매 시장 안정 효과와 달리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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