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물류비가 동반 급등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동 리스크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원가 상승 압력이 겹치며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간 이란에 대한 강도 높은 추가 타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선이 더욱 길어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고유가, 물류 차질 우려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자동차 업계 전반의 부담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 미국 이란 전쟁 장기화…업계 부담 가중
자동차 산업은 이러한 충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대표 업종으로 평가된다. NICE신용평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상승으로 자동차 수요 위축과 원재료·물류비 부담 확대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며 자동차 산업을 '부정적' 업종으로 분류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동 지역 판매 감소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중동 판매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사우디 등 주요 시장이 전쟁 영향권에 포함될 경우 판매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지며 자동차 수요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판매 감소보다 원가 상승이 더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경우 플라스틱·내장재 등 석유화학 기반 부품 가격 상승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차량 제조원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해상 운임 상승까지 더해지며 물류비 부담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은 자동차 산업의 비용 구조 전반을 흔들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원유와 LNG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며 공급 충격이 현실화됐다.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확대시키는 핵심 변수로 비용 부담 확대가 불가피한 셈이다.
문제는 비용 상승을 소비자 판매 가격으로 전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은 경쟁 강도가 높은 소비재 산업으로 가격 인상은 수요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원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자체 흡수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 원가·환율 부담 확대…현대차·기아 대응 전략 시험대
그럼에도 현대차·기아는 일부 방어 요인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확대가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유가상승 국면에서 연비 효율이 높은 차량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높은 차종 판매 비중도 함께 확대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차량 판매 확대 역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통해 마진 방어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또 고마진 트림 비중 확대와 지역별 판매 전략 조정을 통해 수익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영업이익 2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따른 가격 결정력 확보가 이어지면서 고부가가치 차종과 옵션 중심으로 판매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수익성과 판매량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 함께 병행되며 단순 판매 확대보다 이익 중심의 운영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전략이 원가 상승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환율 변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전쟁 장기화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과 외화 결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이중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업계는 향후 현대차·기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유가와 원재료 가격 추이 △해상 물류 정상화 여부 △글로벌 수요 변화 △친환경차 판매 확대 등을 꼽는다. 이에 대응해 현대차·기아가 시장별 대응 강화, 현지 생산 체계 활용 등을 통해 원가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시장의 수요와 그에 맞춘 가격 전략 조정, 현지 생산 기반 확대 등은 물류비와 환율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기아 역시 하이브리드와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중심의 판매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원가와 물류비 상승 부담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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