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자들 어학연수 입국 후 가짜 졸업장으로 몇개월만에 편입 전환
법무부 수사 착수하자 상당수 유학생 본국 귀국…5명은 강제출국 조치
2000년대 인가 취소된 대학 4곳 학위 제출…호남대 "우리도 몰랐다" 주장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고졸 학력의 중국인 100여 명이 광주지역 사립대인 호남대학교에서 어학연수 도중 십수년 전 문을 닫은 미국 대학의 졸업장으로 편입한 정황이 관계 당국에 적발됐다.
유학생을 대거 유치한 호남대 측은 서류의 진위를 판별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우리도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다.
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의혹을 받는 호남대 유학생 112명은 중국 현지 고등학교 졸업 학력의 어학연수생 자격(D-4·일반연수 비자)으로 지난해 3월 입국했다.
호남대 부설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이들은 입국 불과 몇개월만에 같은 해 2학기 이 대학에 편입했다.
편입 당시 학생들은 유학(D-2) 비자로 체류 자격 변경을 신청하면서 미국에 있는 대학 4곳의 학위증을 각각 첨부했다.
해외 대학의 학위를 소지한 유학생이 호남대에 편입해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2년 만에 이 대학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체류 기간도 기존의 일반연수 비자는 통상 6개월에 최장 2년인데 반해 유학 목적의 비자는 학업을 마칠 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그런데 출입국 당국의 검토 결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위증을 제출한 미국 대학들은 2000년대 중후반에 인가가 취소됐거나 인가를 받지 못한 곳이었다.
당국은 규모와 사안을 따져봤을 때 행정적 착오나 실수가 아니라고 판단, 지난 1월 호남대 대학본부와 국제교류 담당자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주요 조사 대상인 유학생들은 학교 압수수색 직후 한꺼번에 중국으로 귀국했다.
이들 유학생은 새 학기가 개강하고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를 확대했고, 기존에 편입한 중국인 유학생 5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기초적인 조사를 마친 출입국 당국은 해당 5명의 비자를 취소하고 강제 출국 명령을 내렸다.
일련의 사태를 마주한 호남대는 학생들의 서류를 단순 취합해 당국에 제출했을 뿐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류를 검증할 권한과 책임이 대학에는 없다고 해명했다.
출입국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특정 시점에 중국으로 돌아간 상황을 두고는 방학을 맞아 집에 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호남대 관계자는 "학생들 또한 미국의 공인 교육기관을 사칭한 이들로부터 속았을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학교도 이번 사안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978년 전문대학으로 설립된 호남대는 1981년 4년제로 승격, 2000년대 중반부터 공자아카데미 개설 등 중국과의 교류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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