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주간 이란 강력 타격"…강경 발언에 국내 증시 급락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일 대국민 연설이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나오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대해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3주'는 최근 그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해온 미군의 철수 시점으로 거론해온 기간으로, 이 기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실제 연설에서는 종전이 아닌 '이란 강경 타격'이 언급된 것이다.
이처럼 기대와 달랐던 연설 내용에 상승 출발했던 국내 증시는 연설 도중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 초반 5,574.62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5,234.05에서 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이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실망 매물이 출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당분간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약세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지도자 종전 가능성 언급에 간밤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와 반도체 기업은 강세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오히려 전쟁 지속 가능성을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종전 메시지를 기대한 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도 1,520원대로 올랐다"면서 "종전 전망이 옅어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서상영 연구원은 "이란을 상대로 한 작전이 한 달째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 내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발언했다"면서 "시장은 종전 기대 약화로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증권사 김석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기시대' 발언도 언급하면서 "전날 기대가 만든 안도 랠리가 실망에 따른 투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자유롭고, (안전이) 확보될 때 우리는 (휴전 요청을) 고려할 것"이라고 썼다. 또 "그때까지 우리는 이란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이라며 "말하자면 그들은 석기 시대로 되돌려지고 있다"고 적었다.
김 연구원은 "의미 있는 변화를 예상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기존 인터뷰, 트루스소셜에 박힌 내용의 '재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란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동안 각국의 안보 증강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핵심 소재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에너지도 중동 에너지 대체 수요가 몰리며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대신증권[003540] 이경민 연구원은 "이날 연설을 시장은 대이란 강경 기조와 전쟁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인식했다"며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다"고 판단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 발발 후 한 달간 이날을 포함해 코스피가 4% 이상 떨어진 날이 6번에 달한다"면서 "잦은 급락에 지치고 포기하기보다는 1개월, 3개월 후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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