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해외 공장 건설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데이원 행사(Day One Ceremony)’를 열고, 현지 법인 Crucible Zinc Inc.와 계열사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번 행사는 기존 니어스타USA 제련소 인수 이후 현지 조직과 고려아연이 하나의 팀으로 통합되는 첫 공식 자리로, 경영진과 직원 간 직접 소통이 핵심 메시지로 강조됐다.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52년의 제련 역사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 축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핵심광물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보는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통합 제련소(Integrated Smelter)’ 구축이다. 기존 제련소와 신규 설비를 결합해 광물 채굴부터 정련, 재활용까지 하나의 공정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생산 효율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아연, 연, 동 등 기초금속뿐 아니라 게르마늄, 갈륨, 인듐 등 첨단 산업 핵심 소재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인수한 제련소 부지 내 약 62만 톤 규모의 제련 부산물을 재활용해 핵심광물을 회수하고, 보유 광산을 통해 원료 수급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빠른 사업 안정화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현지 인력과의 융합도 중요한 축이다. 고려아연은 기존 제련소와 광산에서 근무하던 숙련 인력을 그대로 승계해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이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핵심 인력을 투입해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접근은 과거 호주 SMC 제련소 운영 경험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당시 현지 인력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적자 구조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에도 적용된다.
고려아연은 올해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7년 착공,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비철금속과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함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는 국가 전략 차원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글로벌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까지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인력과 기술, 그리고 축적된 제련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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