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의 문인단체가 ‘활동 영역이 겹치는 유사한 문학단체 활동 시 회원 자격을 자동 상실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도입해 이를 근거로 회원 10명의 자격상실을 공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학 장르 특성상 유사한 단체에 중복으로 가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양자택일을 강요하면서 예술단체가 문인들끼리 눈치보기와 세력화를 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문인협회는 지난 1월21일 수원 팔달문화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정관 제10조 5항을 개정했다. 이 조항은 ‘유사 단체’ 활동 시 회원 자격을 자동 상실하도록 명시하고 세부 사항으로는 ‘유사단체는 2개 이상 문학 장르로 구성돼 본회와 활동이 중복되고 본회와 동일한 문학 단체’로 규정했다.
협회는 이후 일부 회원들에게 “3월31일까지 해당 단체 탈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을 경우 자진 탈퇴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개별 통보를 했다. 이어 지난 1일 회장을 역임했던 A씨 등 10명에 대해 “정관에 따라 회원 자격이 상실됐다”고 공지하고, 단체 대화방에서도 제외했다.
자격상실 대상에는 협회 창립 초기부터 활동해 온 원로 문인들도 포함됐다. 창립에 참여한 원로와 십수년간 직을 맡으며 봉사한 회원 등이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역 문단에서는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원로들이 말년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정리됐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오랜 기간 지역 문인들의 화합과 문단 발전에 힘 쏟아 이름을 올렸던 고문 중 상당수를 올해부터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어려울 때 협회를 지켜온 선배들을 내치고 있다”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협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한 회원은 “변화도 새로운 방향 모색도 좋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다. 그동안 협회가 있기까지 애썼던 분들의 노고와 세월, 작가로 활동한 선배들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특히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권장하는 문인단체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문인끼리 패 가르기 하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수원문인협회 측은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과 협회 활동에 기여하지 않는 고문 등으로 운영상에 문제가 있던 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김운기 수원문인협회장은 “과거 일부 전임 회장들이 임기 종료 후 별도 단체를 만들어 회원이 이탈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유사 단체와의 중복 활동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관 개정은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조치이고 특정 단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기준에 따른 적용”이라며 “정관 개정 이후 약 70여일간 세 차례 공지와 유예기간을 뒀지만 별도의 이의 제기는 없었다. 이달 7일까지 탈퇴 회원들의 이의 제기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원문인협회는 1966년 창립, 1991년 말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로 재창립한 문화예술 단체로 현재 2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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