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면 산기슭과 밭둑에는 보랏빛 감도는 초록 잎들이 고개를 내민다. 흔히 '들국화'로 통칭하며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이 식물의 정체는 '쑥부쟁이'다.
잎 모양은 쑥을 닮고 꽃은 취나물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지만, 알고 보면 동의보감에도 기록될 만큼 뛰어난 쓰임새를 자랑한다. 예전에는 배고픔을 달래주던 구황식물이었으나, 이제는 코막힘과 염증 완화를 돕는 귀한 식재료로 새롭게 대접받고 있다.
동의보감이 인정한 천연 해독제
쑥부쟁이는 예부터 한방에서 귀한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부쟁이는 몸의 열을 내리고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 탁월하다. 특히 목이 붓고 아픈 증상을 가라앉히는 성질이 있어 환절기 목감기나 기관지 질환을 다스리는 데 주로 쓰였다.
민간에서는 벌레에게 물려 피부가 붉게 올라왔을 때 잎을 짓이겨 바르기도 했다. 이는 쑥부쟁이가 가진 뛰어난 염증 억제 능력 덕분이다. 몸속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는 해독 효과가 좋아 종기가 났을 때나 독소 배출이 안 될 때 천연 치료제 역할을 해왔다.
코점막 지키는 항산화 성분
현대 과학으로 밝혀진 쑥부쟁이의 영양 성분 또한 놀랍다.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노화를 부추기는 나쁜 산소인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성분이 가득하다. 특히 비타민 C와 미네랄, 그리고 인삼에 들어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사포닌 등이 풍부해 몸의 방어벽을 높여주고 감기 예방을 돕는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연구에서는 쑥부쟁이 추출물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코의 점막이 예민해진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천연 원료로서 코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쌉쌀한 맛, 입맛 돋우는 봄의 전령사
식탁 위에서도 쑥부쟁이는 제 몫을 다한다. 어린순을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면 쑥갓과 비슷한 은은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쌉쌀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데 안성맞춤이다.
나물무침뿐만 아니라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구수한 국물 맛과 조화를 이룬다.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으면 향긋한 풍미가 가득한 별미 밥이 되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잎을 말려 차로 우려 마시면 몸속 노폐물을 씻어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큰 보탬이 된다.
채취 시 주의와 건강한 섭취법
쑥부쟁이는 싹이 트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채취한 어린순이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여름 이후로는 줄기가 억세고 질겨져 먹기 힘들기 때문에 제때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야생에서 직접 뜯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생김새가 비슷한 독초와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가급적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재배된 것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길가나 도로 근처에서 자란 것은 매연 등으로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니 피해야 한다. 몸에 좋은 약용 식물이지만 임산부나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전문가와 상의를 거쳐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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