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일 "한국과 프랑스의 연결고리는 민주주의다. 프랑스와 한국의 우정은 단순히 기념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심화시켜야 할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공개된 <가치와 문화의 공유:140년의 한국-프랑스 우정> 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양국의 신뢰는 공동의 가치 위에 세워졌고, 전략적 협력을 통해 강화됐으며, 국민 간의 일상적인 교류 속에서 더 풍성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치와>
이번 기고문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맞춰 이 대통령이 직접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를 강조하며 기고한 글이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한국의 오래된 협력 관계를 언급하며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지난 세월 외교, 산업, 기술, 문화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성장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사회를 이어 준 연결 고리는 민주주의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한국의 지적·정치적 전통은 장 자크 루소와 몽테스키외 같은 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아왔으며, 자유와 권력 분립에 대한 이들의 사유는 현대 민주주의 제도 형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국민주권의 이상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 속에 강력한 울림을 만들어냈고, 최근 평화적 '빛의 혁명'에서도 국민의 주권이 재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자율성과 다자주의에 대한 프랑스의 오랜 헌신은 한국의 민주적 기반과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의 부상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며 "지정학적 경쟁과 체제적 불확실성이 두드러진 세계에서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닌 필수"라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점점 분열되고 불확실해지는 국제 환경 속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간 파트너십은 전략적으로 필수적 요소"라며 "오늘날 양국의 협력은 보다 심화한 전략적 조율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히며 경제 안보와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한 인공지능, 원자력, 수소 기술, 우주 산업 등 핵심 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프랑스 간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협력은 지정학적 중요성도 갖는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관여와 한반도에서의 한국의 중심적 역할은 양국 관계를 경쟁이 치열한 공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더 큰 역할의 핵심에 놓이게 한다"며 "공통의 도전에 직면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양국 협력은 단순한 보완을 넘어 점점 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간 우정과 신뢰를 두텁게 만드는 진정한 힘은 두 나라 국민 사이 연결 속에서 찾을 수 있다"며 양국 간 문화 교류를 통한 친밀감을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한국의 우정은 단순히 기념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심화시켜야 할 파트너십"이라며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양 국가의 힘은 과거에 있었던 모습을 넘어 앞으로의 모습을 선택하고 보다 안정적인 국제 질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결정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기고한 글 전문]
<가치와 문화의 공유: 140년의 한-프랑스 우정>가치와>
점점 더 분열되고 불확실해지는 국제 환경 속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간 파트너십은 더 이상 단순히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프랑스와 대한민국 사이의 140년 외교 관계는 단순한 역사적 유산을 넘어, 오늘날 국제 질서 형성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지난 세월 외교, 산업, 기술, 문화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 관계를 특징짓는 것은 그 범위뿐 아니라 일관성이다. 전략적 자율성과 다자주의에 대한 프랑스의 오랜 헌신은 한국의 민주적 기반과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의 부상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지정학적 경쟁과 체제적 불확실성이 두드러진 세계에서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 관계의 뿌리는 19세기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과 조선 천주교인들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식과 신앙을 매개로 시작된 공동의 역사는 오늘날에도 명동성당 등 여러 역사적 장소에 오롯이 녹아 있다. 프랑스 곳곳에도 양국 교류의 흔적들이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가 자리했던 '파리 9구 샤또덩가 38번지'는 김규식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국제사회에 한국의 독립을 알리고자 했던 곳이다. 퐁 마리 다리 북단에 세워진 프랑스군의 6.25 참전 기념비도 양국의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6.25 전쟁 당시 프랑스는 3천 4백여 명의 병력을 파견하여 우리를 도왔다.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프랑스의 역할은 파트너십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1990년대 도입된 프랑스 TGV 기술 기반의 KTX 고속철도망과 프라마톰(Framatome)과 알스톰(Alstom) 기업들과의 원자력 협력은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선다. 이는 한국의 지속적인 산업 성장을 가능하게 한 기반의 일부였다. 오늘날 이러한 분야들, 즉 교통, 에너지, 첨단 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경제 자산이 아니라 21세기 경제 주권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양국 사회를 이어 준 연결 고리는 '민주주의'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의 지적·정치적 전통은 장자크 루소와 몽테스키외와 같은 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아왔으며, 자유와 권력 분립에 대한 이들의 사유는 현대 민주주의 제도 형성에 기여했다.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국민주권의 이상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 속에 강력한 울림을 만들어냈고, 최근 평화적 '빛의 혁명'에서도 국민의 주권이 재확인되었다.
오늘날 프랑스와 한국 간 협력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보다 심화된 전략적 조율로 나아가야 한다. 인공지능, 원자력, 수소 기술, 우주 산업 등 핵심 분야 협력은 혁신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회복력을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공급망이 취약하고 기술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협력은 경제 안보와 장기적 안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양국 협력은 지정학적 중요성도 갖는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관여와 한반도에서의 한국의 중심적 역할은 양국 관계를 경쟁이 치열한 공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더 큰 역할의 핵심에 놓이게 한다. 공통의 도전에 직면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양국 협력은 단순한 보완을 넘어 점점 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우정과 신뢰를 두텁게 만드는 진정한 힘은 두 나라 국민 사이 연결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 교류는 여전히 관계에 깊이와 생동감을 부여한다. 한국의 영화, 음악, 음식, 디자인은 프랑스 전역에서 점점 더 큰 인정을 받고 있으며, 한국의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은 파리 패션위크와 같은 행사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교류는 일상 속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에서는 서래마을과 서울프랑스학교가 문화 간 살아있는 대화를 보여주고 있다. 파리에서는 점점 커지는 한인 공동체가 불고기와 비빔밥과 같은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있으며,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은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140년의 세월만큼 단단한 우정이 있기에, 오늘날 프랑스와 한국의 협력은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양국의 신뢰는 공동의 가치 위에 세워졌고, 전략적 협력을 통해 강화되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일상적인 교류 속에서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올해 프랑스가 'G7 의장국'을 수임한다. G7을 계기로, 문화강국 프랑스가 국제질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이 한국 국민에게 더 많이 알려질 수 있길 소망한다. 프랑스와 한국의 우정은 단순히 기념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심화시켜야 할 파트너십이다.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양 국가의 힘은 과거에 있었던 모습을 넘어 앞으로의 모습을 선택하는 데, 그리고 보다 안정적인 국제 질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결정하는 데 달려 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