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보다 많은 이란 공습당한 UAE, 입국 금지 등 고강도 단속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을 받고 있는 이란이 중동 이웃 국가들에도 보복 공격을 퍼부으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 사는 이란인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 당국은 이란의 계속되는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반발해 이란인들에 대한 비자를 취소하고, 자국 내 이란 관련 기관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UAE 체류 자격이 있지만 현재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이거나 이란의 친척을 만나러 방문 중인 다수 이란인들이 거주 허가가 취소되는 바람에 UAE에 돌아오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날 UAE는 이란 국적자의 자국 입국과 경유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해 이란과의 갈등에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란 여행을 취급하는 한 여행사는 WSJ에 이란발 또는 이란행 관광이 전쟁 후 끊겼다면서, UAE 정부가 이란인들의 비자 신청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출신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도 속속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한 이란 병원은 일주일 전 UAE 당국의 지시로 문을 닫았고, 이란 학교와 사교클럽도 폐쇄된 상태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최근 한 이란 출신 거주자가 해변에서 경찰관의 검문과 신분증 요구를 받은 뒤 구금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고강도 단속은 오랫동안 양국 관계를 뒷받침한 50만 이란인 커뮤니티에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UAE에는 19세기 이란 상인들이 두바이에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1920년대에는 팔레비 왕조의 세속화 정책에 반발한 독실한 무슬림들이, 1970년대 후반에는 반대로 이슬람 혁명에 반대한 이란인들이 각각 대규모로 넘어왔다.
초기 이주민들은 1970년대 초 UAE 건국과 함께 시민으로 인정받았으나, 시민권을 받지 못한 나머지는 이란 국적을 유지하면서 몇 년에 한번씩 비자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UAE에서 살고 있다.
그동안 UAE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이란에 글로벌 경제와의 접점을 제공하는 금융허브로 기능해왔지만, 동시에 이란발 자금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미·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직후 이란이 두바이의 유명 관광지를 포함해 UAE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으면서 두 나라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했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UAE를 겨냥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은 모두 2천500여발로 이스라엘에 쏜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이에 분노한 UAE는 무력을 동원해 이란이 막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군사작전 참여 또는 지원을 검토 중이며, 자국 내 이란인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더 강한 금융 조치도 고려 중이다.
한 소식통은 WSJ에 "이란에 대한 모든 압박 수단이 고려되고 있다"며 UAE 당국이 이란인 등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거주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에 사는 이란인들은 만약 UAE를 비판하면 추방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신 이란을 비판하면 이란 정부가 남아있는 가족들을 탄압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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