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가 딸기농장으로…‘달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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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가 딸기농장으로…‘달콤한’ 변신

더리더 2026-04-02 09:09: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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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세상을 바꾸는 정책]방치 공간에 스마트팜 조성, 주말 체험 프로그램엔 ‘문전성시’



“여기는 오랫동안 버려진 지하도였는데, 딸기를 키우는 곳으로 변신했대. 지하에서 자라는 딸기 보러 가자.”

지난 3월 15일 대전 서구 모정네거리에 위치한 지하도 앞에서 한 가족이 말했다. 이들은 대전형 스마트팜 ‘모던’을 찾은 관람객이다. 모던은 15년 넘게 방치됐던 둥지 지하보도에서 딸기와 유러피언 채소를 생산하고, 작물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는 2024년부터 방치된 도심 속 공간에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대전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어둡고 습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색적인 공간이 펼쳐졌다. 한 온실에는 싱싱한 딸기가 층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고, 다른 온실에는 싱그러운 채소가 가득했다. 체험객들은 신기한 듯 딸기와 채소 재배 공간을 둘러봤다. 부부가 함께 찾았다는 박수현씨(36세)는 “지하인데 쿰쿰한 냄새도 나지 않고 분위기도 좋다”며 “버려진 시설을 새롭게 활용한다는 게 새롭다”고 말했다.

“여기는 진짜 바람, 물, 태양은 없지만 똑똑하게 운영되는 농장인 스마트팜이에요. 벌이 날아다녀도 놀라지 말아요.”

딸기케이크 만들기 체험에 앞서 강사가 스마트팜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모던은 공조기를 통해 바람을 순환시키고, ICT기술을 활용해 적절한 빛과 수분, 양분, 온·습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벌은 열심히 날아다니며 수분을 도왔다. 딸기 온실의 수직재배대와 행잉베드에서는 약 4500개의 딸기 모종이 자라고 있었다.

체험객들은 딸기 수확부터 손질, 케이크 만들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체험을 마친 시민들의 얼굴에 신기함과 만족감이 묻어났다. 엄마와 함께 모던을 찾은 안수현양(8세)은 “지하에서 딸기가 크는 게 신기했는데 그 딸기를 직접 따고 케이크까지 만드는 게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을 마친 관람객들은 채소 온실에 들어가 싱싱한 채소를 구경했다. 비용을 지불하고 신선한 채소를 뿌리째 담아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모던 운영을 담당하는 여운심 실장은 “주변에 신선한 유러피언 채소를 구매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이곳에서 직접 채소를 구매하는 주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여 실장은 “가족 생일에 맞춰 케이크 만들기를 신청하거나 체험학습, 데이트로 방문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주말 체험프로그램은 빠르게 매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케이크 만들기 체험 후 프릴아이스 상추까지 구입한 이정화씨(47세)는 “딸과 함께 주말을 보내도 할 것이 마땅치 않은데 멀리가지 않고 도심 속 농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신기하다”며 “가격도 합리적이라 자주 찾고 싶다”라고 했다.

◇“도심 속 스마트팜” 시민 가까이서 농업 연구 및 교육

시의 ‘대전팜’ 사업으로 방치됐던 대전 도심 곳곳이 스마트팜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시는 2024년부터 △테마형(둥구나무) △기술연구형(쉘파스페이스) △실증형(모던) 등의 스마트팜을 선정 및 지원했다. 대전팜은 온도, 습도, 빛, 양분 등을 ICT 기술로 자동 제어해 계절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동구에 위치한 ‘둥구나무’는 2024년 문을 연 테마형 스마트팜이다. 스마트농업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둥구나무가 위치한 곳은 3층짜리 폐창고 건물이다. 1층에선 체험교육에 사용되는 이끼와 상추, 루콜라를, 2층에선 버섯과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었다. 3층은 체험장으로 이용 중이다. 1~2층에서 직접 딴 작물을 3층에서 샌드위치, 피자 등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다. 어린이집과 학교, 농업 관련 단체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임현구 둥구나무 대표는 “이곳에서 재배하는 모든 작물이 교육프로그램의 재료로 사용된다”며 “화분을 만들고 씨앗을 심고 작물을 재배하는 등 농업의 전 과정을 커리큘럼화해 맞춤형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둥구나무는 ‘농업 교육 기관’의 성격이 짙다. 노숙인지원센터와 협업해 농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직업훈련과 자격증 취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신건강센터와 협업해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립은둔청년이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다회기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임 대표는 “도심형 스마트팜의 장점은 위치적 편리성 덕분에 교육 수혜자가 보다 쉽고 편하게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스마트팜이라는 기반에 사람, 서비스, 문화 콘텐츠를 녹여 ‘재밌는 농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쉘파스페이스’는 2024년 중구에 기술연구형으로 조성된 대전팜이다. 20년 넘게 비어 있던 8층 건물을 활용했다. 지상 8층은 교육장, 홍보관, 인큐베이팅 시설,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2층 농장(팜)은 재배실과 육묘실, 실험실, 성분 분석실 등이 자리했다. 주 연구 대상은 딸기와 의료용 대마로, 햇빛과 온도·급수에 따른 생육 상태와 성분 분석, 최적의 재배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도심 유휴공간으로 확대하는 ‘대전팜’


시는 3월 ‘대전팜’ 6개소를 추가 조성했다. △사업장연계형 △나눔문화확산형 △자유제안공모형 등 기존 유형과는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사업장연계형은 카페 등 기존 사업장과 연계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구조로, 봉봉농원 묘목카페와 그린에스텍이 참여한다. 공익형 스마트팜인 나눔문화확산형은 그린유성팜이 재배한 농산물의 일부를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자유제안공모형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유형이다. △이엔후레쉬 △에스엔 △그린팜이 각각 3개소를 운영한다.

시는 시민과 더 가까운 곳에 대전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전역이나 대전시청 남문 지하보도 등이다. 시 관계자는 “한때 시민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곳을 다시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되살리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유형별 특성을 살려 도심농업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는 대전팜 운영주체 간 협의체를 구성한다. 지난 3월 24일 시는 ‘대전팜 협의체’를 구성하고 제1차 협의체 회의를 진행했다. 총 9개의 운영주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협의체는 대전팜의 자생력 강화와 생산·유통·체험·홍보 등 분야별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팜은 도심 유휴공간을 미래 가치자산으로 전환한 상징적인 사업”이라며 “대전형 스마트농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전국 확산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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